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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캠퍼스 정복작전' 시작됐다


대형 e북 리더기 '킨들DX'로 대학 교재 대체 노려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이 이젠 '전자 책'으로 교육 혁명을 꿈꾸고 있다.

e북 리더기 킨들로 선풍적인 인기 몰이에 성공했던 아마존이 이젠 9.7인치 대형 스크린을 장착한 e북리더기 '킨들DX'를 무기로 젊은 지성의 요람인 대학을 정면 겨냥하고 나섰다.

이 제품으로 무겁고 비싼 모든 대학교재들을 대체한다는 게 아마존의 야심이다.

◆주요 대학교들, 아마존 프로젝트 동참

'킨들'은 아마존이 지난 2007년 처음 선보인 e북 리더기로, 지금까지 50만대 이상 판매된 인기 제품이다. 킨들은 출시 당시부터 종이책에 가까운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 등으로 인해 큰 인기를 누렸다.

킨들은 '전자잉크' 기술을 통해 종이책을 읽는 것처럼 눈을 편하게 해주며, 사용자는 태양광 아래서도 킨들로 책을 읽을 수 있다. 또 아마존은 27만권이 넘는 전자책들과 주요 신문•잡지들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아마존은 올해 들어 지난 2월 6인치의 '킨들2'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9.7인치 대형스크린을 장착한 '킨들DX'를 출시했다.

아마존은 킨들의 장점을 극대화한 대형스크린의 킨들DX를 통해 스마트폰 등으로는 따라오기 힘든 대학교재 분야를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이미 아마존은 미국의 주요 대학들과 협력하고 있다. 케이스 웨스턴 리서브 대학을 비롯해 페이스대학, 프린스턴 대학, 리드 칼리지, 버지니아 대학의 다든 스쿨, 그리고 애리조나주립대학 등이 아마존의 킨들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했다.

특히 케이스 웨스턴 리서브 대학은 이미 지난 해 가을부터 화학, 컴퓨터 과학 등 일부 과목 교재를 킨들에 담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이 원하는 대로 많은 대학생들이 종이 교재 대신 킨들DX을 선택한다면, 이들은 교재가 가득 든 무거운 가방에서 해방되고, 대학교도 사물함 관리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책 3천500권을 한 대에, 교재 비용도 절감

실제로 킨들DX는 대학생들의 유용한 학습 도우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대의 단말기로 3천500권에 달하는 책을 저장할 수 있어 학생들이 무거운 종이 교과서로부터 해방시켜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비용절감 효과도 있다. 킨들DX의 가격은 489달러로, 미국 대학생들이 지출하는 연평균 책값 수준이다. 아마존이 판매하는 킨들용 전자책들은 종이책 가격의 절반이하 가격이기 때문에, 기기 값을 지불하더라도 대학 4년간 지출하는 책값보다 저렴하다. 또 학생들은 전자책을 다운받기 위한 무선네트워크 비용도 별도로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뿐만 아니라 킨들DX는 옥스퍼드 사전을 기본 내장하고 있으며,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실시간 접속할 수 있어 궁금한 게 생기면 바로바로 검색해 볼 수 있다. 간단한 입력 기능도 있어서 수업을 듣다가 전자책 내에 필기도 할 수 있다.

잡지보다 조금 작은 9.7인치의 큼직한 스크린은 그래프 등 시각자료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해주며, 대학 교재의 그림과 삽화들도 시원스럽게 보여준다.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북 기능 및 MP3 플레이어 기능도 제공한다.

◆단말기 가격 낮추고, 컬러 지원해야

이처럼 킨들DX는 대학생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만한 다양한 장점을 갖췄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미국의 애널리스트들은 킨들DX 확산의 최대 걸림돌로 비싼 가격을 꼽았다. 실제로 489달러라는 가격은 웬만한 미니 노트북 값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들의 연평균 책 구입 비용은 488달러다. 학생들이 킨들DX를 489달러에 구입하고, 4년 내내 전자책들을 종이책의 반값에 구입한다고 해도 전체 할인폭은 500달러 정도로 크게 획기적인 편은 아니다.

아마존은 "전자책을 다운받기 위한 무선네트워크 비용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비싸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제품의 부품 원가에 비해서는 많이 부풀어진 가격으로 추정된다. 킨들2의 경우 부품 원가가 소비자 가격의 절반 수준이라는 시장조사 업체 아이서플라이의 조사결과도 나온 바 있기때문이다. 즉 가격을 할인할 여유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또 애널리스트들은 킨들 단말기 판매 수익보다 전자책 콘텐츠 판매로 올리는 수익률이 더 높다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말기 가격은 저렴하게 하고, 콘텐츠 판매를 활성화 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컬러가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생물학과 같은 대학교재에는 정교한 삽화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흑백으로 공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로서는 충분한 컬러 전자잉크 기술이 부재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점점 발전하고 있고, 아마존은 앞으로도 킨들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에 지원하는 대형스크린의 킨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의 야심대로, 미국 대학교에 큼직한 책가방 대신 가벼운 킨들DX 한대만 옆구리에 끼고 가뿐하게 교정을 거니는 학생들이 속속 등장하게 될지 주목된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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