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7일 "어려울 때 말을 많이 해서 되는 방법이 있고 침묵을 해서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며 "지금은 말을 안 함으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현실정치와는 당분간 거리를 둘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중앙대에서 강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나라가 어려운 국면인데 현실 타개도 중요하지만 나라 미래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나는 당분간 한반도 미래를 얘기하고 여의도 분들은 한반도 현재에 대해 얘기하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정계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수 없다"면서도 "지금은 한반도 미래에 대한 공론화에 노력하겠지만, 공론화가 되면 그 다음 어떻게 이뤄질 지는 잘 모르겠다"고 애매하게 답변했다.
그는 또 최근 정치인들과의 접촉은 없었다면서 오전에는 지역에서 자전거와 산행으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강연을 하느라 혼자 생각을 할 시간이 많다고 근황을 설명했다.
그는 향후 정치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이재오의 정치는 끝났다"며 "젊었을 때는 민주화 운동도 했고 국회의원이 돼서는 부정부패와 싸웠고 야당이 돼서는 정권 쟁취를 위해 싸웠고 내가 옳은 것을 찾아 싸웠는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시기는 지났다"며 "앞으로는 국가 미래를 제시하는 새로운 미래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모교인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동북아 평화번영공동체 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전 최고위원의 이번 강의는 지난 3월 말 귀국 이후 첫 공개 일정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은 이날 강연에서 "50년, 100년 뒤 대한민국이 남아있을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는가가 제 연구의 고민"이라며 이를 위해 한반도 통일, 대륙횡단 철도 구축 등이 담긴 '동북아 평화 번영 공동체(NCPP)' 구상을 대안으로 설명했다.
또 "우리가 북한을 끌어안아야 하는 이유는 북한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대륙을 뛰어넘기 위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며 "한반도 통일은 민족 통일을 뛰어넘은 미래의 꿈이 있는 것"이라고 통일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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