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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썬, IBM 대신 오라클 택했다


74억달러에 합병 합의…IT시장 대형 후폭풍 예고

태양(SUN)이 선택한 것은 '빅블루'가 아니라 오라클이었다.

래리 엘리슨이 이끄는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스를 74억달러(주당 9.50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오라클은 썬 인수로 15억달러 이상의 영업 이익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 간 합병 작업은 올 여름 쯤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컴퓨터-스토리지 함께 제공"

오라클과 썬은 그 동안 긴밀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썬의 서버에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면서 서로 공생 관계를 유지해 왔던 것.

하지만 썬은 최근 IBM을 비롯해 휴렛패커드(HP), 델 등 대형 업체들의 공세 때문에 서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다 최근엔 시스코까지 서버 사업에 뛰어들면서 힘을 보탤 수 있는 파트너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다.

오라클 입장에서도 경쟁업체인 IBM이 썬을 삼킬 경우 큰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수로 오라클은 썬이 보유하고 있는 자바 기술에 대한 주도권을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솔라리스 등 썬의 운영체제까지 손에 쥘 수 있게 돼 향후 시장 경쟁에서 큰 힘을 받을 전망이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썬 인수로 고객들에게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컴퓨터, 데이터 스토리지 하드웨어 등을 번들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썬 공동 창업자인 스캇 맥닐리 회장도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합병은 IT업계를 재정의할 것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는 썬의 스캇 맥닐리 회장과 조나단 슈워츠 CEO가 합병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IBM과 합병엔 '반독점 문제'가 걸림돌 된 듯

이번에 썬이 오라클과 합의한 주당 9.50달러는 IBM이 제시했던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IBM이 썬에 제안한 인수 가격은 주당 9.40달러였다.

따라서 썬이 IBM 대신 오라클을 택하게 된 데는 가격 문제가 그다지 큰 요인은 아닐 수도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IBM이 썬을 인수할 경우 반독점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썬은 협상을 진행하면서 IBM 측에 합병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을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독점 이슈가 제기되면서 원천무효되는 사태를 우려한 것이다.

반면 오라클은 썬과 경쟁하고 있는 부문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반독점 이슈로부터는 자유로웠다는 것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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