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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칼'든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새 판 짜기는 '진행형'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조직을 일신하는 대표이사 인사와 조직개편,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새 판을 짜면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그동안 넥슨을 지탱하던 대표이사-본부장급 인사 6인 집단지도 체제의 '균열', 그리고 개발에 초점을 둔 1세대 멤버들의 전진배치다.

회사의 중심을 다시 개발쪽에 두고 본부장 직제를 폐지, 최고경영진과 실무사업국들의 의사소통 간극을 최소화하는 '야전사령부' 체제를 꾸린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무엇을 위한 포석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6인방' 체제 균열··· 야전체제 구성

그동안 넥슨은 데이비드 리 넥슨 재팬 대표, 권준모·강신철 넥슨 공동대표, 서민 개발총괄 이사, 최승우 해외사업 본부장, 민용재 국내사업 본부장 등 6인 집단지도체제를 통해 꾸려졌다.

막후에서 이를 컨트롤 해온 김정주 창업자는 지난해 가을 글로벌 금융경색으로 일본 상장을 사실상 보류한 후 보다 밀접하게 국내외 조직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는 신년들어 진행한 구조조정과 이번 대표이사 인사 및 조직개편으로 이어졌다.

데이비드 리 대표가 지난 연말,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났고 최승우 본부장이 그 자리를 메웠다. 데이비드 대표의 사임은 김정주 창업자와 갈등이 주된 요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정설이다.

◆ 각 조직별 구조조정 진행

넥슨은 연초부터 개발-마케팅-퍼블리싱 등 각 사업군의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위한 준비를 진행했고 2월들어 마케팅-퍼블리싱 분야 인력 중 일부가 퇴사했다.

김정주 창업자가 직접 개발 및 퍼블리싱 프로세스를 점검, 그간 개발중이던 미공개 프로젝트 몇 종의 제작이 중단됐고 20여명 가량의 개발자가 회사를 떠났다. 상당수 감축이 이뤄지고 있는 사업부문에 비해 개발쪽의 '조정' 폭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넥슨 대표는 물론 넥슨모바일 대표, 게임산업협회장 직을 겸임하며 1인3역을 맡어온 권준모 대표가 넥슨을 떠나게 됐다. 민용재 본부장도 넥슨 아메리카의 사업 및 마케팅 담당으로 발령날 예정이다.

더욱 의외인 부분은 넥슨모바일의 전신인 엔텔리젼트의 창업자인 권준모 대표가 자신이 창업한 넥슨모바일 대표직까지 내놓은 것. 권준모 대표는 2005년 당시 엔텔리젼트를 넥슨에 매각하고 주식 맞교환을 통해 넥슨 지분 일부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 개발자 2인 공동대표 복식조 이채로와

기존 권준모-강신철 체제가 전문경영인-개발자의 조합이었던 반면 신임 공동대표는 개발자들의 조합이라는 점이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

서민 신임대표는 송재경 전 넥슨공동대표가 회사를 떠난 후 정상원 전 넥슨사장이 넥슨 개발을 총괄하던 지난 97년 넥슨에 합류한 바 있다. 지난 2004년 정상원 전 대표가 퇴임하던 시기 대표직 승계가 유력하게 점쳐질 만큼 개발자중 가장 높은 비중을 가졌다.

대표직을 유지하게 된 강신철 대표도 98년 넥슨 입사 후 자회사인 엠플레이 대표를 맡으며 '큐플레이'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앤비' 등의 개발을 이끄는 등 높은 '공력'을 쌓은 개발자 출신이다.

◆ 새 판 짜기는 '진행형'

그동안 김정주 창업자는 송재경, 정상원, 나성균, 박진환 등 게임산업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사들과 함께 했으나 이들과 오래 동안 함께하진 않았다.

김정주 창업자는 이번에도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넥슨이 네오플 인수 등으로 외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의 '선방'과 달리 국내에서 뚜렷한 성공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글로벌 경기 또한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을 일신, 기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당초 6월 경으로 예정됐던 '마비노기 영웅전' '허스키 익스프레스'의 1차 비공개테스트를 3월로 앞당긴다. 일부 개발팀의 경우 분사해 새살림을 차리는 것도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속도전'을 택한 개발 프로젝트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또 한 차례 감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정주 창업자가 거절,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디즈니로의 피인수 가능성도 아직 불씨가 살아있고 구조조정도 그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넥슨 브랜드 전략과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콘텐츠 전략본부를 맡아온 다니엘킴 본부장을 넥슨 아메리카의 신임대표로 발령한 것도 북미 지역 IP사업을 염두에 둔 것이며 디즈니에서의 피인수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성공에의 '안주'를 거부한 김정주 창업자의 선택이 넥슨의 진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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