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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쟁점법안 협상 무산 조짐


여야 의원들 간 몸싸움도…박희태·정세균 막판 협상 남아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을 두고 1일 여야 간 협상이 사실상 무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 연말 폭력국회 양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후 3시에 이어 6시에도 쟁점법안 협상을 위한 대표회담에 들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오는 9시 다시 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회의를 마친 여야 대표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박 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은 저들이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줬는데도 시기를 못 박는 것은 죽었으면 죽었지 못하겠다고 한다"며 "지금과 같은 저런 상대들을 만나본 일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어 "정말 (쟁점법안)내용을 가지고 얘기해야지 (민주당처럼)이렇게 버티는 것은 첨 봤다"며 "그렇다고 그만둘 수도 없고 해서 9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기자들에게 "1차 협상보다는 약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며 "낙관적이진 않지만 한나라당의 결심에 달려있고, 오늘 중 협상이 매듭지어져야 원만한 국회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비관적이지만 약간의 여지가 있다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은 여야 의원들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등 대충돌의 전운은 짙게 드리워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총 직후 소속의원 60여명이 나서 본회의장 앞에 자리를 잡고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보좌관 100명을 들여와 (본회의장을 점거하려고)준비하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도 이에 맞서겠다"고 실력저지 의지를 표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이날 예정된 3당 원내대표 회담이 무산됐다면서 "권한이 없는 사람이 무슨 회담을 하나"고 향후 협상 가능성은 여야 대표회담에 달렸음을 암시했다.

한나라당이 본회의장 앞을 점거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 항의했다.

이 자리에서 홍 원내대표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의원들은 극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국회 경위들이 이를 말리는 가운데 민주당 서갑원 원내부대표가 몸싸움 도중 떠밀려 넘어지는 불상사도 벌어졌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로텐더홀 불법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며 "김형오 국회의장은 지난 연말 민주당 의원들이 농성했을 때 무자비하게 해산시켰던 것처럼 한나라당 의원들을 해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선진과창조의모임' 측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원내 3교섭단체를 무시한 채 대표협상으로 담판을 지으려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면서 "중재의 여지가 있어야 중재를 할 수 있을 텐데, 지금 상황으로는 여야가 한판 붙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여야 대표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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