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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충돌'…전략 바꾼 사무처 '당직자 찝어내기'


김 의장, 어청수에 900명 경찰 증원 요청…야당 강력 저항

국회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의 현장이다. 국회사무처가 3일 오후 5시경 경위, 방호원을 재투입해 국회 본회의장앞 로텐더홀에서 농성중인 민주당 등 야당 의원과 보좌진들에 강제 해산 시도에 나서면서 또다시 사투가 벌어졌다.

그러나 국회 경위들의 2차 농성 해제 시도는 20여분만에 실패로 돌아갔고 앞서 12시 50분경 1차 시도도 실패했다. 1차 시도보다 야당 의원과 당직자, 보좌진 등이 두배 가량 많은 300여명으로 늘어난 상태에서다.

국회 경위들의 2차 진입시도는 1차와는 다른 전략으로 농성 해체 작업에 나섰다. 당초 경위들은 로텐더홀에 모두 집결해 민주당측과 대치하면서 전면전을 벌였다. 하지만 2차 시도에서는 일부는 3층 로텐더 홀에서, 일부는 1층 민주당 대표실 통로 등 양방향에서 몰아쳤다.

이로인해 민주당 대표실 입구와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문쪽에서 농성 중이던 민주당측과 경위들이 격렬히 맞붙였다. 경위들은 강력히 저항하는 야당측 일부를 대여섯명이 붙어 한명씩 끌어냈다. 또 본청 출입문 밖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들은 끌려나온 야당 당직자를 호송차에 싣는 등 진압에 나섰다.

이미 국회 본청앞 정문 출입구 앞쪽에 서울시경찰청 기동대 소속 8개 중대 900명의 병력이 배치된 상태였다.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김형오 국회의장이 2차 진입에 앞서 어창수 경찰청장에 경찰병력 증원을 요청했기 때문.

경찰은 국회 본청안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여경 100여명 등 900여명의 경찰은 국회 정문에서 경위들이 끌어낸 야당측 당직자들을 본청 진입을 저지하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위들이 야당 당직자를 끌어내기 시작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발벗고 나섰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최재성 의원 등 현역의원들이 본청 출입문을 봉쇄하기 위해 나서는 등 몸싸움을 극에 달했다. 정세균 대표도 김종률, 이용석 의원등과 인간띠를 형성에 저항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또한 곳곳에선 야당 당직자들이 끌려 나가지 않기 위한 몸부림을 치다 경위들과 주먹싸움을 벌였고, 경위와 당직자들 수십명이 한데 엉켜 밀고 밀치는 과정에서 욕설뿐 아니라 비명과 절규, 탄식이 터져나오는 등 국회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야당측 당직자들이 끌려나갔고, 부상자도 속출했다. 민주당 원내기획실 문 모 실장은 목에 반깁스를 하고 응급차에 실려 나갔고, 일부 당직자들의 얼굴은 심한 타박상 뿐 아니라 골절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민주당측 한 관계자는 "문 모 실장이 대표실 앞쪽에서 농성을 벌이던 중에 경위들이 갑자기 들어와서 몸을 조르고, 구타를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차 진압과정에서 한 당직자는 뇌진탕으로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로는 사무처는 오늘과 내일까지 최소한 로텐더홀의 농성을 해산한다는 방침이며 현재 민주당이 점거중인 본회의장까지 진입을 시도하기로 해 극심한 충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날 질서유지권 행사에 나선 배경에는 한나라당의 강력 반발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2일) 신년연설에서 '이제 국회만 도와주면 경제살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안 처리 촉구를 언급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야 대화마저 갑자기 한나라당이 파기하고 전쟁상황으로 몰고 갔다"며 "이 대통령이 입만 열면 국회가 아수라장이 되고 진전된 대화가 파기되는 등 대통령의 발언이 늘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후 6시 현재 증강된 경찰들은 국회 본청을 둘러싸고 있으며, 본청 출입문 앞에는 경찰 500여명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 야당은 원혜영 원내대표의 진두지휘아래 국회 경위들의 추가적인 진입시도를 대비해 3층 로텐더홀 주위의 출입문을 봉쇄하고, 대오를 재정비하는 등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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