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자백' 소동…씁쓸한 해프닝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미네르바가 아니냐는 '루머'에 이어 이번엔 '자칭 미네르바'가 쓴 글이 퍼져 증권가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그러나 결국 '해프닝'인 것으로 밝혀져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오해를 불러일으킨 글을 쓴 장본인은 곽인찬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그는 2일 '미네르바 자술서'라는 칼럼을 통해 '자수한다. 내가 바로 그 미네르바'라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곽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시장 실패가 초래한 현재의 위기는 정부가 풀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 자체가 갈팡질팡, 쩔쩔매고 있다. 비상시기에 걸맞은 발상의 전환으로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정부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몇몇 언론사들이 이를 인용해 미네르바의 정체가 밝혀졌다고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곽 논설위원이 칼럼을 쓰며 미네르바의 이름을 빌린 것으로 드러나 단순 소동으로 끝났다. 파이낸셜뉴스 측은 "곽 논설위원이 일종의 비유를 사용한 것"이라며 "그저 칼럼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글 내용 어딜 봐도 비유나 패러디임을 알아채게 하는 표현이 없고, 시종 자신의 정체와 주장이 '진실'임을 강조해 패러디의 '선'을 넘어섰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