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한미FTA 재협상 언론보도와 관련해 "한국 언론이 추측보도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G20금융정상화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17일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특파원 오찬간담회에서 "정부의 뜻도 아닌 것이 언론에 보도되고, 그런 정보가 미국에 올라갈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당선인이 자동차 부분의 재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아직 오바마 정권인수팀의 한미 FTA 검토준비가 완료돼 있지 않기 때문에 언론이 오바마의 선거운동 당시 발언(자동차 재협상)을 확대해석하거나 너무 앞선 추측보도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언론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FTA의 개정 또는 사이드 협약에 대해 별별 추측이 많은데 이는 한미관계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FTA는 양쪽 국민 모두에 도움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대등한 입장에서 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을 봐줘서 FTA를 한 게 아니라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라고 미측의 재협상 요구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지나치게 이런 얘기를 하면, FTA를 하면 한국은 잘살고 미국은 못살게 된다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격동기에서 언론의 역할은 지대하며, 언론이 긍정적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언론의 추측 보도에 우회적인 경고장을 보냈다. 아울러 "오바마 정권 출범 이후 정리된 정책이 나오면 대응할 것"이라며 "언론이 앞질러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도의 신중성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북측의 통미봉남 움직임과 관련해 "미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면 한국이 소외될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은 기우에 불과하다"며 "이른바 통미봉남이라는 폐쇄적인 시각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 언론은 통미봉남이라는 국내 정치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 같지만, 한미관계를 좀 더 깊이 알고 이해한다면 그런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노력을 더 기울이는 게 중요하고, 남을 탓하거나 푸념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며 "국내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