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의 영역 구분 없이 융합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키우기 위해 통합법을 만들려고 하지만, 공영방송의 역할정립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방통위는 방송통신융합정책실 주도로 '법제개혁 특별위원회'와 '통합법 추진 전담팀(TF)'를 만들고, 전담팀 회의를 수차례 개최했다.
기존 '전기통신기본법', '전기통신사업법', '방송법' 을 '방송통신기본법'과 '방송통신사업법' 등 통합법 체계로 개편한다는 게 골자다.
'방송통신기본법'에는 방송·통신 영역에 모두 적용되는 총괄적 규범을 담게 되고, '방송통신사업법'에는 방송·통신의 구분없이 ▲네트워크-콘텐츠(2분류)나 ▲네트워크·플랫폼·콘텐츠(3분류)로 나눈 뒤 동일한 계층에는 규제내용과 수준을 통일하는 수평적 규제체계를 도입하게 된다.
방통위는 9월까지 '통합법 추진 기본계획'을 만들고, 2010년까지 통합법 체계로 개편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영방송을 통합법(방송통신사업법)상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 지 방향을 정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 배급과 전송이 수직적으로 결합돼 있는 공영방송의 구조를 인정한 속에서 수평규제체계에 '공공서비스방송' 등으로 담아야 하는 지 ▲ 공영방송의 구조개혁을 전제한 속에서 공영방송은 별도의 법(국가기간방송법 등)으로 규율하고 나머지는 수평체계에 넣어 방송통신사업법에서 다뤄야 하는 지 등이 이슈다.
◆방통위, 중립·뉴미디어 전문가로 통합법 TF 구성
방통위는 얼마전 법조계 6명, 방송계 4명, 통신계4명으로 구성된 '통합법 TF'를 만들었다.
▲법조계에서는 홍대식 교수(서강대 법대) 성선제 교수(한남대 법대) 이희정교수(한양대 법대)이상직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현대호(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이원우 교수(서울대 법대)가 ▲방송계에서는 노기영 교수(한림대 언론정보학과)조은기 교수(성공회대 신방과)윤석민 교수(서울대 언론정보학과)이상식 교수(계명대 미디어영상학과)가 ▲통신계에서는 김원식 교수 (중앙대 경제학과)이상규 교수(중앙대 경제학과) 이내찬 교수(한양대 경제학과)최선규 교수(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부) 등이 선임돼 활동하고 있다.
방송계 관계자는 "특정 이념보다는 중립성향의 40대 교수들이 중심인 것 같다"며 "뉴미디어를 아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지상파 구조개혁 문제로 논란...공영방송 "어찌할까"
통합법 TF에 참석중인 한 교수는 "기본적인 방향은 전기통신사업법과 전기통신사업법을 기반으로 방송법을 전기통신사업법에 끌어들여 통합법제를 완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방송법을 시장을 전제로 규제를 다루는 방송사업법의 형태로만 볼 수 있는 지 논란이 제기됐지만, 일단 방송통신기본법을 만들고 뒤에 사업법 체계를 가다듬으면서 해소해 나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역할 정립 문제에서는 논란이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법 TF에 있는 또다른 교수는 "방송통신사업법외에 KBS 등을 다루는 별도의 법을 만드는 것이나, 지상파 구조조정과 연관해 다루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어 교착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연내에 방송개혁의 큰 그림을 잡지 못하면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구조 개편도 물건너 간다"며 "현재의 다공영 그대로 수평체계에서 인정하는 것은 경쟁활성화의 전제인 공정경쟁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남표 MBC 전문연구위원은 지난 1일 민언련 주최 토론회에서 "공·민영 구분없이 전체 지상파 방송을 '공공서비스방송'으로 묶고 콘텐츠 면허와 전송면허를 함께 부여해 수평규제체계로 흡수한 영국의 사례를 참조할 만 하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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