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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탈출 시도, 특수 PC에선 먹힐까


한중 공동개발 공개SW, 시장성은 '글쎄'

우리나라와 중국이 공개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국가 주도 리눅스 사업이 활기를 띌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9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중국 소프트웨어집적회로촉진센터간 공개 소프트웨어 공동개발 합의서가 체결됐다고 발표했다.

두 기관은 오는 6월부터 내년 2월까지 고정기능 데스크톱PC용 리눅스와 전력절감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위해 공동펀드 조성, 연구원 파견, 기술 정보 교류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ATM에 윈도 고집할 이유 없어

우리나라와 중국 정부간 공개 소프트웨어 개발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수 년간 일본까지 포함해 리눅스 등 다양한 공개 소프트웨어 개발 및 활성화를 위해 협력해 왔다.

그러나 결과는 미진했다. 소비자용 PC 데스크톱에 설치할 수 있도록 국가 주도로 개발한 리눅스 운영체제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3~4년에 걸쳐 공공기관에 적용한 공개 소프트웨어 적용 시범 사업은 본사업으로 이어지지 않아 성과가 미미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에 우리 정부와 중국이 개발하는 것은 서버나 일반 PC에 적용하는 리눅스가 아니라 금융기관에 설치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각종 민원 서류 발급기 등 자동화 기기에 적용되는 리눅스다.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진흥과 문준선 사무관은 "자동화기기의 경우 운영체제가 윈도인지 리눅스인지 소비자가 알 필요도 없고, 리눅스라 해서 사용에 불편함이 생기지도 않는다"면서 "그동안 이 기기들은 당연하게 윈도가 사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 정부와 협력해 공개 소프트웨어 기반 표준을 만들고, 이를 자동화기기 같은 '고정기능 PC'에 적용한다면 보다 빠른 리눅스 확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문 사무관은 강조했다.

국내 유명 ATM 공급 업체 관계자는 "만약 정부에서 리눅스로 운영체제를 전환하고 금융결제원이나 정부에서 권고 사항, 혹은 규정으로 만든다면 리눅스를 탑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범용 운영체제 비해 시장 규모는 문제

하지만 고정 기능 PC, 즉 자동화 기기용 리눅스 표준을 중국과 공동으로 개발해 보급한다 해도, 실제 시장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국내 ATM 시장의 경우 교체 주기일 때 8천억원, 비교체 주기일 때 3천억원정도 규모다. 이 중에서 운영체제가 차지하는 부분은 극히 미미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

이에 대해 지경부 문준선 사무관은 "비록 적지만 독점 운영체제(윈도)를 사용하면서 지불하는 라이선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우리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내 자동화 기기 시장만 볼 것이 아니라 중국과 호환되는 표준을 공동 개발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거대 중국 시장에 유리한 포석을 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그동안 자동화기기의 주요 운영체제로서 윈도가 쌓아왔던 만큼의 안정성과 보안, 신뢰도를 새로 개발된 리눅스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또 우리나라와 중국이 표준으로 삼는다 해도 미국이나 유럽과는 상관없는 표준이기 때문에 '반쪽짜리 표준'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

지경부 문 사무관은 "표준 제정은 제품화를 위한 최소한이며, 내년에 양국간 제품 상용화에 대한 추가 협의가 있을 수 있다"면서 "추가적인 투자도 연말에 결정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는 10월에 열리는 한-중-일 공개소프트웨어 포럼 및 국장급 회의에서는 이번에 체결한 협의에 대한 보다 세밀한 실무진 회의가 열릴 계획이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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