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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메모리 공략, 대기업이 뛴다


삼성·하이닉스·매그나칩 등 시스템반도체 적극 육성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한국의 반도체 분야 대기업들이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비중은 20%와 80% 정도로,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비메모리시장이 훨씬 크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를 중심으로 D램, 낸드플래시메모리와 같은 저장용 반도체에서 최강을 형성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비메모리시장 점유율을 높일 경우 반도체 강국으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닉스는 지난 2007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비메모리 분야에 진출했다. 여기에 옛 현대·LG전자 출신들이 모인 매그나칩반도체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동부그룹의 동부하이텍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기업들의 동반성장을 돕고 있다.

◆메모리 이어 비메모리 장악 나서는 삼성전자

삼성전자 내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 비중은 날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초 사장단 인사에서 시스템LSI사업부장을 맡았던 권오현 사장을 반도체 총괄사장 자리에 임명했다.

권 사장은 26일 대만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솔루션(SMS)포럼 2008' 행사에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5개였던 시스템반도체 전략품목에 디지털 TV용 반도체 등 3개를 추가해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부터 5대 시스템반도체 전략품목을 선정·육성해온 결과 4개 제품군에서 세계 1위를, 시모스 이미지 센서(CIS)는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진출 초기 적자를 면치 못했던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부문 실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전년 대비 29% 성장한 2조8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익 역시 손익분기점(BEP) 수준을 넘어 완연한 흑자기조에 진입한 상태.

삼성전자의 작년 시스템반도체 부문 매출은 세계 종합반도체 순위에서 15위 안팎에 해당할 정도로 높은 규모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11월 창립 38주년 행사에서 매출 100억달러 달성 목표제품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추가했다. 즉 2008년 이후 비메모리 분야에서 7조원 이상의 매출을 추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지난 2007년 종합반도체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1위 인텔과 130억달러(약 13조5천억원) 정도 차이를 보였다. 향후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시황 회복과 함께 시스템반도체도 집중 육성하면서 인텔과 격차를 어느 정도 줄일지 주목된다.

◆하이닉스, 시스템반도체로 제2도약

하이닉스는 지난 2004년 매그나칩 분사 이후 비메모리 사업을 하지 않기로 한 협의 이행기간이 만료되면서, 2007년 10월부터 시스템반도체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CIS를 전략품목으로 선정한데 이어, 최근 국내 CIS 전문 팹리스업체 실리콘화일과 공동 기술개발 등 전략적 제휴에 나섰다.

5월 들어 30만화소 CIS 견본품을 출하한 하이닉스는 하반기 130만~300만화소 제품을 양산하면서 시장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200㎜(8인치) 웨이퍼 팹의 정리를 단행하고 있는 하이닉스는 이천의 M7 공장을 시스템반도체 전용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는 등 비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CIS를 자동차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에 나서는 등 향후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오는 2012년까지 P램과 함께 시스템반도체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 2007년 종합반도체 순위에서 91억달러의 매출로 7위에 오른 하이닉스는 비메모리시장 진출과 함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7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순위 (단위:1억달러, %)

2007년 순위 2006년 순위 회사명 2007년매출 매출 성장률 2007년 점유율
1 1 인텔 338 10.7 12.3
2 2 삼성전자 205 1.6 7.5
3 6 도시바 118 20.8 4.3
4 3 TI 118 -1.8 4.3
5 4 인피니언(키몬다 포함) 102 -3.2 3.7
6 5 ST마이크로 100 1.1 3.6
7 7 하이닉스 91 13.7 3.3
8 8 르네사스 80 1.3 2.9
9 9 AMD 59 -20.9 2.1
10 10 NXP 59 -0.1 2.1
1,470 3.6 53.8
2,739 3.8 100.0
※자료:가트너

◆매그나칩 시스템반도체-동부하이텍 파운드리 날개편다

설립 4년차를 맞은 매그나칩의 부상도 주목을 끈다. 하이닉스의 옛 시스템반도체 부문과 파운드리용 공장으로 새 회사를 차린 매그나칩은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정비하며 본격적인 비상에 나서고 있다.

매그나칩은 매출 가운데 5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DDI, CIS, 전력반도체의 3개로 분류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매그나칩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DDI 전문기업 이슬론, CIS 전문기업 IC미디어 등을 인수했다.

지난 3월엔 전력반도체 첫 제품 금속산화물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모스펫, MOSFET)를 조기에 개발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2008년 들어 중형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용 DDI 공급과 함께 CIS 및 전력반도체 신제품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그나칩은 지난 2006~2007년 7천억~8천억원대 매출을 올린데 이어 2008년 1분기에도 2천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07년 4분기엔 9분기만에 흑자로 전환해 4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1분기엔 환차손 영향으로 70억원 가량의 손실을 냈지만 향후 시스템반도체 영업의 본격화와 함께 매출·이익 면에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7년 말 미국 뉴욕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해온 매그나칩은 시스템반도체 부분의 성장 기대감과 함께 현지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며 심사를 통과해 곧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매그나칩반도체 실적 동향 (단위:100만달러)

※자료:매그나칩반도체

하이닉스 사장 출신으로 지난 2006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박상호 매그나칩 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아날로그 및 혼성신호반도체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기업들보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술력과 제품생산역량, 고객사 관리능력 등 3박자를 갖추고 있는 만큼, 국내외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동부그룹의 동부하이텍도 적자폭을 줄이며 국내 팹리스 기업들과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파운드리 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동부하이텍은 지난 97년 동부아남반도체로 출발해 동부일렉트로닉스로 사명을 바꾼 뒤 지난 2007년 동부한농과 합병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새출발했다.

고도의 공정 및 설계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의 TSMC와 UMC가 과점하고 있는 상태. 10년여에 걸쳐 사업역량 확보에 주력해온 동부하이텍은 반도체 부문에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2006년 1천9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낸 동부하이텍 반도체 부문은 2007년 적자폭을 1천억원 안팎으로 크게 줄인데 이어, 오는 2009년 흑자전환까지 내다보고 있다.

CIS, DDI 등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나서고 있는 동부하이텍은 토마토LSI 등 국내 팹리스기업들과 지분 제휴에 나서면서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또 지난해 7월 중국 센젠에 영업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현지 HNT와 지분제휴를 맺으며 중국에서 휴대폰 부품 관련 파운드리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동부하이넥 정해수 부사장은 "2008년 300만화소 이상 고화질 CIS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 거래선 발굴에 나설 것"이라며 "향후 CCTV용 CIS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나서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과거 현대전자와 함께 반도체 사업에 나섰던 LG전자는 일부 모바일 및 디지털가전용 반도체를 개발·생산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사업 진출 계획은 없는 상태.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 용 LG전자 부회장은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관심은 없는 상태"라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아날로그 및 디지털반도체의 각종 영역에서 오랜 역사와 기술력을 갖춘 인텔과 텍사스인스투르먼츠(TI),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해외기업들과 격차는 여전한 상태다. 단 국내기업들이 세계 휴대폰 및 소비가전 기기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이점을 적극 활용할 경우 국내 비메모리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계 반도체기업 내셔널세미컨덕터의 김희철 이사는 "수많은 개별기기에 초점을 맞춘 타품종 소량생산 체제의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국내기업들이 해외기업들의 기술역량을 따라가긴 쉽지 않은 상태"라며 "그러나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계적인 시스템반도체 수요업체들이 국내에 포진해 있다는 점은 한국 반도체기업들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2분기3분기4분기Total
2004년매출   243.6 243.6
영업 이익   -12.7-12.7
2005년매출213.4 236.0 243.0 245.2 937.6
파운드리 및 기타 제외한 시스템반도체 매출 (전체 매출의 57%)536.5
영업 이익-28.6-8.36.7 -28.1-58.3
2006년 매출213.1 197.6 171.3 162.0 744.0
파운드리 및 기타 제외한 시스템반도체 매출 (전체 매출의 44.9%)334.2

영업이익

-11-129-34-39-214
2007년 매출151.8 194.1 200.0 246.5 792
파운드리 및 기타 제외한 시스템반도체 매출 (전체 매출의 52.4%)414.6
영업 이익-42.9-42.3-25.74.7 -106.2
◇국내 대기업들이 노리는 CIS는 무엇

CIS는 빛을 감지해 전기적 신호로 바꾼 다음, 이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 영상을 출력해주는 역할을 한다. 즉 필름 카메라에서 필름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카메라폰에 흔히 쓰이는 전하결합소자(CCD)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데, 소비전력이 월등히 낮고 크기도 작아 슬림폰 등 카메라 기능을 가진 소형 모바일기기에 적용하기 유리하다.

CCD보다 감도가 떨어지지만 최근 화질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및 자동차·보안 등 영역으로 CIS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카메라폰 등 세계 디지털기기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및 해외기업들을 타깃으로 CIS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세계 CIS 시장에선 미국 마이크론이 1위를, 삼성전자가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옴니비전, 도시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소니 등 해외기업과 국내 실리콘화일, 매그나칩 등이 상위에 포진해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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