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인수를 둘러싼 공방이 길어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가 모멘텀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나쁘지 않은 펀드멘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31일(이하 현지 시간) 야후 인수 제안을 한 이래 MS 주가는 3.5% 하락했다. 당시 발머 CEO는 446억달러(주당 31달러)에 야후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야후 측이 MS의 제안을 거부한 데 이어 MS 측이 위임장 대결 불사 의지를 보이면서 두 회사간 공방이 장기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진행되면서 주주들은 MS의 실적이나 시장 상황보다는 야후와의 인수 공방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투자회사인 먼더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켄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MS 비즈니스의 펀터멘털은 놀라울 정도다"면서 "하지만 야후와의 공방이 이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간을 질질 끌지 말고 거래를 끝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분기 실적 나쁘지 않을듯
MS는 24일 장 마감뒤에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단 MS의 분기 매출이 145억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순익은 42억1천만달러(주당 44센트)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MS는 지난 해 회계 처리 등으로 인해 매출 면에서 16억7천만달러 가량의 이득을 봤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MS의 이번 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MS의 텃밭이나 다름 없는 PC 시장은 상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IDC에 따르면 지난 분기 PC 출하량은 15% 가량 늘어났다. 이는 당초 MS 예상치인 11%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시장 상황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이나 실적보다는 야후와의 거래 성사 여부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테크놀로지 리서치의 도노반 가우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은 펀드멘털에 기반해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보다는 거래를 둘러싼 소식 같은 것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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