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위'의 한국판에 독자코드를 부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닌텐도와 '위'를 통해 게임을 공급하는 비디오 게임 퍼블리셔 들의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닌텐도는 '위' 한국판에 별도의 국가코드를 분류, 한글화된 정식 발매 타이틀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불법복제 가능성을 줄이고 한글화 된 정품 타이틀만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는 기존 비디오게임 시장의 지지기반 이었던 마니아 층을 사실상 배제하고 대중들을 상대로 한 매스 마케팅에 주력, 기존 비디오게임 시장의 양적 팽창을 노리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비디오게임기 중 한국 시장을 위한 독자코드가 도입된 채 국내에 시판되는 사례는 과거 삼성전자가 수입해 들여왔던 세가세턴에 이어 두번째다. 독자코드는 해당지역에 맞게 게임기에 탑재되는 DVD의 미디어를 맞춘 제한적인 지역코드다.
소니와 MS, 닌텐도는 북미, 유럽, 일본 등 세계 3대 시장에만 별도의 독자코드를 부여해왔다. 그간 한국은 소니와 MS의 비디오게임기에서 일본과 함께 아시아 코드로 분류돼 왔다.
닌텐도는 한국판에 독자코드를 분류한 후 자사가 직접 배급하는 타이틀과 서드파티 개발사들이 공급하는 게임 모두 정식 한글판만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의 경우 미국과 일본에서 출시된 후 한글화 돼 출시되기까지 통상 짧으면 2~3개월, 길면 1년 가까이 소요된다. 비디오 게임기를 보유한 국내 마니아 이용자들은 통상 대작 타이틀이 출시될 경우 한글화를 기다리지 않고 해외판을 구입해 이용하는 소비 패턴을 보인다.
오는 26일에 출시되는 한국판 '위'를 구입하는 이용자들은 독자코드 도입으로 싫든 좋든 한글화된 정식 발매 타이틀이 나오기 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또, '위'의 이전 기종이었던 게임큐브 타이틀의 호환도 불가능하다.
마니아 이용자의 경우 이미 상당수 '위'의 일본판을 구입해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판 '위'를 가진 이용자는 새롭게 발매되는 한글판 게임 타이틀을 구동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부 마니아 이용층들은 14일, 닌텐도의 공식발표가 이뤄진 후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와 관련한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이들은 닌텐도가 진출하기 전 연간 1천6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을 떠받쳐온 지지층이기도 하다.
닌텐도는 DS와 마찬가지로 매스마케팅을 통해 '위'를 띄운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해외판 게임 타이틀의 판매, 게임기의 개변조가 이뤄지는 용산 일대의 전자상가와 마니아 층은 사실상 '관심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닌텐도의 매스 마케팅이 또 한 차례 성공을 거둘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위'를 통해 게임을 공급할 비디오게임 서드파티들은 '위' 특수를 누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닌텐도 '위'와 닌텐도가 직접 배급하는 게임들은 매스 마케팅의 '세례'속에 관심을 받겠지만 이들 서드파티들은 그럴 수 없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EA와 액티비젼, 코에이의 한국 지사들은 협소한 한국내 비디오게임 시장 탓에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닌텐도를 통해 게임을 출시할 예정인 한국의 개발사들도 마찬가지다.
'정식 한글판'만 유통가능하게 한 정책은 이들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할 가능성이 크다.
닌텐도는 한국 시장 진출 이유로 '한국 비디오게임 시장의 성장과 성숙' '게임인구 확대'를 내걸었다. 향후 닌텐도가 어떠한 형태로 시장과 교류할지, 서드파티 개발사들과 어떻게 공존해 나갈지 주목된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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