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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인력대란 오나


신설 증권사 러시, 인력난 속 부실 '우려'

"이전에도 '펀드 불완전 판매'로 문제가 됐는데 신규 인력이 무분별하게 충원되다보면 또다시 펀드 판매에 허점이 나타날까 우려된다."

"현재 증권사별 인력으로도 조사분석에서 제외하는 부문이 많은데 신규 증권사까지 늘어나면…."

최근 증권사의 인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증시 호황과 함께 증권사들이 늘린 임직원 수는 4천817명에 달했다. 올해에도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 확대와 간접투자 확대에 따른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신규 증권사들의 수요까지 더해지면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6일 한국증권업협회에따르면 현재 등록 기준 외국계 증권사 포함 국내 46개 증권사에서 종목 및 산업의 조사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는 총 1천169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개사당 25명 꼴이다. 작년말기준 국내 상장기업수가 1천767사에 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계산으로도 애널리스트 1명이 커버해야할 기업이 70개가 넘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인력 현실은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 실제 증권사 46개사 중 애널리스트가 채 10명이 안되는 증권사가 전체의 17%가 넘는 8곳이나 된다.

당장 이같은 소규모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신규 증권사로 이동할 경우, 조사 업무 분석 자체가 마비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신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 설립 유무와 규모에 따라 소요되는 애널리스트 규모가 달라지겠지만 증권사 신설로 관련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인력은 태부족인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벌써부터 애널리스트들의 연봉 인상이 눈에 보일 정도"라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수요 느는데 공급 부족, 부실영업 등 우려

증권업계 인력난은 애널리스트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증권연구원 정책제도실 노희진 실장은 "가장 우려되는 인력난은 중개인력 수요"라며 "신설 증권사가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하는 인력은 투자상담사"라고 설명했다.

투자상담사 업무는 현행 증권업 영업규정상 등록된 전문 인력만이 담당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이들 역시 증권사 신설에따른 자리 이동 등 심각한 인력난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현재 증협에 등록된 투자상담사는 1만7천747명. 증권사 전체 임직원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인력이다.

총원은 많은 것 같지만 증권사 가운데 1천명 이상의 투자 상담사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8곳이나 된다. 이번에 증권사 신설을 신청한 곳 중 4개사가 이와같은 종합증권업을 신청한 상태. 상당규모의 투자 상담 인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업체 핵심 인력 빼내오기 경쟁은 물론, 급증하는 수요를 충당하는 과정에서 인력부족에 따른 업무부실 등 후폭풍도 우려된다.

당장 증권사 신설을 추진중인 곳들도 인력수급 등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를 꺼려하고 있다. 인력확보를 둘러싼 인력경쟁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LIG 손해보험의 관계자는 "아직 본인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다"며 "대략적인 계획이라도 밝히기에는 조심스러운 시기"라고 밝혔다.

STX 팬오션 및 SC제일은행 등도 인력 수급과 관련한 계획을 밝히는데 난색을 표하기는 마찬가지다.

◆자통법 시행, 인력양성 급선무

증시활황에 자본시장 통합법 시행 등으로 증권업계의 인력난은 당분간 심화될 조짐이다. 자통법 시행 등에 맞춰 필요 인력이 급증하고 있지만 당장 이를 충당하기는 쉽지않은 문제다. 인력양성 등 대책 마련이 시급 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금융감독당국은 증권사 신설시 인력수급에 대한 문제를 주요사항으로 점검키로 했다. 또 인력 양성안 등을 요구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이에 앞서 근본적인 인력 양성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증협 차원에서도 인력난 해소를 위해 고급인력과 전문인력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증권 인력 자체가 단기간내 확보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대책을 포함, 증권사 스스로도 인력양성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증협 이상호 상무는 "대형 증권사들이 인력 양성에 앞장서야 하는데 임기제 CEO들이 당장 실적과 연관되지 않은 부문에 투자하기란 쉽지 않은 분위기"라 설명했다.

아울러 "감독 당국에서는 직접 인력을 양성하기보다는 증권사들이 인력 양성 계획을 얼마나 잘 실천하고 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수기자 parkh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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