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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후발기업들 삼성·하이닉스 '압박'


독일 키몬다- 대만업체들, 신기술 등 앞세워 공세

연초 구조조정 및 신규투자 위축 등으로 국내 선두기업들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됐던 D램 산업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매출 상위그룹에 속한 독일 키몬다를 비롯해 대만의 후발업체들이 업계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 비교적 견실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일본 엘피다를 중심으로 새로운 연합세력이 대두될 수 있다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세계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역시 최근 D램 가이 재차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D램 후발기업 '살아남기' 안간힘

지난 2007년 D램 가격이 제조원가 이하로 폭락한 가운데 업계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설비투자를 축소하거나 신규설비의 가동시점을 연기하고, 감산에 나서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 그러나 후발기업들은 신기술 개발과 제휴 확대 등으로 생존을 위한 경쟁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키몬다는 한계기술로 지적됐던 트렌치 공법을 대체할 새 D램 공법 '베리드 워드라인(Buried Wordline)'을 도입한다고 27일 발표했다. 30나노미터의 초미세 공정까지 실현할 수 있다는 이 기술은 가격과 반도체 크기, 소비전력 등 면에서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란 주장.

키몬다는 우선 올해 하반기부터 65나노 공정으로 새 공법을 도입하고, 오는 2009년 하반기엔 46나노까지 회로공정의 미세화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제 70나노 공정의 안정화를 진행하며 기술력이 뒤처져 있는 대만의 난야테크놀로지, 프로모스테크놀로지스, 파워칩세미컨덕터 등 기업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4분기까지 수천억원대 누적적자에 빠진 대만 기업들은 선두그룹 기업들과 손을 잡아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의 엘피다메모리, 키몬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은 추가로 이들 대만기업과 기술을 공유하고 생산물량을 나누는 제휴 확대를 속속 표방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만의 메모리반도체 위탁제조(파운드리) 기업 윈본드일렉트로닉스는 새로운 300㎜(12인치) 웨이퍼 팹에 오는 2009년까지 58나노 공정을 도입해 D램 특화제품 및 범용제품을 생산, 고객사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를 비롯해 범용제품 가격급락 속에서 비교적 나은 이익을 안겨주는 특화제품 부문에서 삼성전자·하이닉스와 해외업체 간 경쟁이 만만찮은 상황. 하이닉스가 모바일 D램 부문의 점유율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이 부문 1위 경쟁을 벌이는 엘피다의 입지는 여전히 강력한 상태다.

여기에 키몬다가 소니와 손을 잡으며 모바일 D램 공략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키몬다는 고부가가치 서버용 D램에서도 삼성전자·하이닉스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 특검에, 하이닉스 대규모 적자에 '헉헉'

후발기업들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현재 처한 상황은 녹록하지만은 않다.

두 회사는 연내 50나노급 미세공정기술을 D램 설비에 도입해 기술 격차를 벌린다는 계획. 후발업체들이 올해 60~70나노 공정의 안정화를 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술력 차이는 작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D램 가격의 계속된 하락 속에서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 지난 2007년 업체들의 대규모 누적적자 속에서 D램 부문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실적을 유지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1~2분기 흑자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삼성 특검'의 강도가 더해지면서 투자 및 영업을 위한 여건과 사내 분위기도 좋지 않은 상태.

지난해 4분기 3천억원대 대규모 적자로 빠졌던 하이닉스 역시 올해 1~2분기 대규모 손실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7년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적잖은 보탬이 됐던 낸드플래시메모리 또한 올해 들어 가격 급락이 지속되면서, 이익에 커다란 도움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 후발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D램 가격 역시 다시금 침체에 빠지고 있다. D램 주력제품인 512메가비트(Mb) 및 1기가비트(Gb) DDR2 D램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들어 미미한 반등세를 보였다가, 2월 말 가격 상승이 멈춘 상태. 1월 한때 1.11달러까지 오르며 기대감을 모았던 512Mb 667메가헤르츠(MHz) D램 현물가격도 최근 약세를 이어온 끝에 26일 다시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후발기업들까지 가세해 D램 분야의 '치킨게임'이 진행된 가운데, 어느 업체 하나 여의치 않은 상황에 빠져든 모습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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