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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야후 인수 공방 '장기전 양상'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후 인수전이 장기전 양상을 띠게 됐다.

지난 1월 31일(이하 현지 시간) MS가 야후 주가에 62%의 프리미엄을 얹은 446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할 때만 해도 초대형 합병이 금방 성사될 듯했다. 하지만 야후 이사회가 MS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합병 움직임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19일 외신들에 따르면 MS는 위임장 경쟁 불사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단기간 내에 인수 문제가 결정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게다가 주변 상황 역시 MS에 유리하지만은 않은 만큼 '위임장 대결'을 결심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만은 아니다.

◆MS, '위임장 대결 고수'도 쉽지 않을 듯

주당 31달러의 인수 제안을 한 뒤 MS 주가는 14% 하락했다. 이에 따라 현금과 주식 교환 방식이 병행될 MS의 인수 제안가는 주당 28.98달러로 떨어졌다.

반면 19일 야후 주가는 29.01 달러에 거래돼 아직까지는 MS의 인수 제안 가격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야후 주주들이 MS가 인수 제안 가격을 올릴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MS가 야후 이사들을 축출하기 위한 위임장 대결에 착수할 경우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많은 야후 대주주들은 MS가 인수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경우엔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역사적으로도 적대적 인수가 쉽게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은 편이다. 팩트렛 리서치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실시된 적대적 인수 중 처음 제안 가격을 상향 조정한 경우가 63%에 달한다.

실제로 많은 야후 주주들은 MS가 주당 31달러였던 당초 제안 가격을 상향 조정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야후 주주들이 최근 52주 최고 가격은 주당 34.08 달러 이하로는 팔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MS는 위임장 대결 카드로 위협을 한 뒤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야후도 다른 업체 인수 제안없어 고민

그렇다고 해서 야후의 상황이 느긋한 것만은 아니다. 일단 MS 이외에 다른 업체들로부터 구체적인 구애를 받지 못했다는 점이 걸린다.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이 야후와의 제휴에 관심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야후는 AT&T와도 제휴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회사간의 협상 역시 이렇다 할 결실을 맺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됨에 따라 MS는 주당 31달러 수준의 기존 제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빌 게이츠 회장 역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야후가 MS의 제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MS 입장에선 야후의 기대 수준대로 인수 가격을 올릴 경우엔 14억 달러 가량의 추가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 또한 부담스럽지 않을 수없다.

이처럼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MS와 야후 간의 적대적 인수 공방은 당분간 실리콘밸리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어쩌면 지난 2001년 휴렛패커드(HP)와 컴팩 합병을 둘러싼 위임장 대결 이후 가장 격렬한 공방이 벌어질 지도 모르겠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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