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를 위한 완전개방형 확장플랫폼인 '안드로이드 (Android)'를 발표했다.
이 플랫폼은 로열티 없는 개방형 소프트웨어, 개방형 기기, 개방형 환경을 지향한다. 현재 무선인터넷플랫폼은 통신회사가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안드로이드'를 통하면 누구나 새로운 서비스를 손쉽게 개발할 수 있다. 폐쇄적인 무선인터넷 환경이 웹처럼 개방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얼마전 방한한 빈트서프 구글 부사장은 "인터넷의 대중화는 모바일로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모든 종류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 접근이 가능해야 하고, 모든 모바일 디바이스가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는 오픈된 환경을 구성하는 게 가장 우선 순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전략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바로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를 발표한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 www.openhandsetalliance.com)'에는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인 LG와 삼성을 비롯 HTC, 퀄컴, 모토로라와 T-모바일, 스프린트, 텔레포니카, 텔레콤이탈리아 등 유럽과 미국의 주요이통사들이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나 KTF, LG텔레콤 등 어떤 통신회사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구글코리아 조원규 사장 역시 국내 사업추진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말 할 만 한 계획이 없다"고 했고, 구글코리아는 공식자료를 통해 "OHA는 전세계 어떤회사에게도 열려있어 SKT 나 LGT KTF 누구든 원하면 조인하면 된다. 합류 의향은 통신사들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통신사들이 합류해 한국 사용자들에게도 오픈 플랫폼 기반으로 좋은 기기를 제공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희망한다.통신사들에게도 많은 유익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 통신회사들이 구글이 주도하는 '안드로이드'에 적극적으로 나서 국내 모바일플랫폼의 대세가 될 지는 의문이다.
"관련기술을 무료로 공개해 시장 표준을 쥐고 광고로 승부한다"는 구글의 철학과 "모바일플랫폼은 우리의 지적재산권 영역임을 강조"하는 국내 이통사 입장이 첨예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실이어서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숨죽이고 있다.
기껏해야 특정 통신사와 제휴해 무선인터넷을 공동개발하는 차원일 뿐, 구글처럼 정부에 제도개선을 요구하거나 포털 주도의 개방형 플랫폼 표준(안드로이드)을 공개하는 일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구글은 미국과 유럽지역의 통신사들과 함께 '안드로이드' 기반의 구글폰을 내놓을 뿐 아니라, 내년 1월 16일로 예정된 미국내 700 MHz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계획이다.
경매 참여의 조건으로 미연방통신위원회(FCC)에 망개방, 도매가 재판매, 애플리케이션 개방(open application), 장비 개방(open device) 등 4가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
NHN의 컨버전스분야 한 전문가는 "안드로이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과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구글 입장에서는 유선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며 폐쇄적인 무선 서비스 시장에서 돌파구를 여는데 유효한 전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폰의 등장으로 개방형 모바일 OS가 화두가 될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대세가 될 것인지는 예상하기는 힘들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윈도우즈 모바일, 심비안 등과 함께 주요 모바일 플랫폼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글이 무료 개방플랫폼으로 유선인터넷에 이어 무선인터넷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정책당국도 실질적인 망개방 정책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김지연 정책실장은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와 SK텔레콤이 주도하는 무선망개방협의체는 이통사의 입장이 무선망 개방 활성화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한계가 있다"면서 "왜냐하면 여기서는 통신사 내부 콘텐츠제공업체(CP)와 외부CP간에 비차별적, 공정경쟁이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선망 개방시 소비자 피해를 우려해 URL 검증제나 과금검증제를 강화하는 것은 이해되는 대목이나, 이같은 자율규제가 통신사가 CP를 규제하는 규제시스템으로 작동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김지연 실장은 "단말기 정보이용시 이통사에 수수료를 내는 것이나 사전심의를 받아야 하는 일 등은 구글의 무료 개방 플랫폼 전략과는 다른 것 같다"면서 "무선망개방협의체에 국내 주요포털은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컨버전스 사업자 분류체계에 있어 전송서비스와 콘텐츠가 아니라, 네트워크와 플랫폼과 콘텐츠로 분류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무선인터넷플랫폼이 통신사 고유 영역으로 남을 지, 유선인터넷에서 처럼 개방과 공유가 가능해 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와관련 단말기 업체의 한 전문가는 "실질적으로 봐서 국내 이통사들이 안드로이드를 채택하려면, 국산 무선인터넷플랫폼인 '위피' 의무탑재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통사 입장에서 돈주고 위피를 탑재하면서 플랫폼을 개방할 유인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자유로운 유통을 돕기 위해 시작된 위피정책이 상황 변화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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