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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전A에도 010 번호 부여 논란


"EV-DO 리비전A도 3세대(G) 서비스인 만큼 010 번호를 부여해야 한다."

오는 9월부터 LG텔레콤이 기존 CDMA2000 1x에서 발전한 CDMA EV-DO 리비전A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인 가운데, 리비전A에 대해서도 010 번호를 의무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정통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2㎓ 대역의 IMT2000 역무에 대해서는 기존 011, 016, 017, 018, 019 대신 통합 번호인 010 번호를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신규 가입자의 경우에도 010 번호를 쓰도록 하고 있다. 이는 정통부가 이동전화의 번호를 010으로 통일하기 위한 이른바 '010 번호통합' 정책의 일환이다. 정통부는 향후 010 번호가 80% 이상이 되면 모든 이동전화의 번호를 010으로 통일할 계획이다.

정통부 방침에 따라 비동기식 IMT2000(WCDMA) 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F는 2004년부터 자사 WCDMA 가입자들에게 010 번호를 의무 부여해왔다. 이 때문에 한 때 이통업체들은 3G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2G와 3G간 번호이동을 요구했으나 정통부는 010 번호 통합 정책 차원에서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010 번호를 쓰는 2G 가입자는 번호를 바꾸지 않고 WCDMA에 가입할 수 있다.

이에 반해 LGT가 준비하는 EV-DO 리비전A는 현재 규정대로라면 기존 011, 016, 019 등 2G의 번호를 그대로 이용해 가입할 수 있다. LGT의 리비전A 서비스는 IMT2000 역무가 아니라 2G 서비스의 업그레이드 개념이기 때문이다.

LGT는 지난 2000년 2㎓ 주파수 대역에서 동기식 IMT2000(CDMA EV-DV)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작년 6월 IMT2000 사업권을 포기하고 기존 주파수(1.8㎓) 대역에서 EV-DO 리비전A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키로 정통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상태다.

정통부 관계자는 "LGT의 EV-DO 서비스는 기존 CDMA 서비스의 업그레이드이기 때문에 현재 번호 정책에 따르면 기존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GT에 이어 SKT도 리비전A 사업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리비전A에 대해서도 010 번호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리비전A는 정부가 정한 IMT2000 역무는 아니지만 이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는 3G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비동기식 IMT2000 사업자는 1조5천억원의 주파수 할당대가를 지불하고 올해까지 2조원 가까이 네트워크 시설 투자를 집행함에도 불구하고 010 번호 의무 부여라는 핸디캡까지 갖고 있다.

이에 반해 리비전A 사업자는 별도의 주파수 사용대가 없이 기존 주파수 대역에서 5천억원대의 시설 투자만으로 3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 기존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혜택까지 준다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LGT에 이어 국내 이동전화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SKT가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번호 변경없이 리비전A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010 번호 통합은 사실상 요원해진다.

정통부는 2002년 010 번호 계획 수립 당시, 5년 후인 2007년에는 010 번호로 통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07년 5월 현재 휴대폰 가입자 중 010번호가입자의 비율은 46%(SKT:41%, KTF 50%, LGT 53%)에 불과해 010 번호 통합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정통부는 전체 가입자의 80%가 010 번호를 사용할 예상 시점을 2010년경으로 늦춰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리비전A라는 복병이 등장해 비동기 IMT2000 서비스인 WCDMA와 경쟁한다면 010 번호 전환은 더 늦어질 수 밖에 없다. 리비전A는 WCDMA와 마찬가지로 영상통화와 고속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한 데다 기존 번호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 WCDMA 가입 유인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현재 리비전A에 010 번호를 부여해야 한다고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쪽은 KTF다. 이에 반해 올해 9월경 리비전A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는 LGT와 향후 리비전A 사업 진출 가능성이 점쳐지는 SKT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KTF는 "이미 수립된 010 번호 통합 정책의 일관성 유지 및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ITU에서 3G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는 EV-DO 리비전A에서도 010 번호 정책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SKT나 LGT는 "기존 CDMA1x에서 CDMA EV-DO로 발전할 때도 기존 번호를 그대로 유지했다"며 "EV-DO에서 리비전A로 업그레이드도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업계 입장이 갈리면서 정통부도 난처해졌다. 규정대로 하자면 기존 2G 가입자들은 번호 변경없이 리비전A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WCDMA뿐 아니라 EV-DO 리비전A도 3G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원칙'만을 밀어부칠 수만 없는 것도 현실이기 때문이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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