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전날 출범한 디스플레이협회가 제 구실을 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15일 "삼성전자와 삼성SDI, LG전자, LG필립스LCD 등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4사 중심으로 디스플레이협회가 출범했다"며 "패널 4사는 특허협력, 협력업체들의 수직계열화 타파, 공동연구개발(R&D) 등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디스플레이협회가 제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기존의 LCD 패널라인에 대한 표준화 추진이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에 공급되는 장비와 부품들은 표준화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TV용 LCD 패널이 32인치, 40인치, 46인치인데 반해 LPL은 32인치, 37인치, 42인치, 47인치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향후 삼성전자의 8-2라인이나 LG필립스LCD 의 8세대 이후 투자되는 신규라인부터 장비 및 부품의 공동 구매 및 표준화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또 "삼성전자와 소니가 특허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에 LG전자와 LG필립스LCD 는 소니와 특허 공유에 대한 합의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단기적으로 특허 공유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핵심부품 역시 일본기업이나 자체적으로 생산해 조달하고 있는데 핵심기술에 대한 유출 우려 등을 고려하면 수직계열화 타파 및 공동 연구개발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이어 "LCD 패널 2사, PDP 패널 2사간의 공감대 형성도 문제"라며 "평판디스플레이 시장은 LCD 패널 시장의 확대로 PDP 진영이 열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LCD와 PDP간의 전혀 다른 이해관계를 좁히는 문제도 선결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디스플레이 패널 4사의 상생과 협력 실험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에 부품업체들간의 차별성은 뚜렷해질 것이란 판단이다.
그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기술의 우위성을 인정받을 것"이라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의 경쟁력은 강화되면서, 상대진영 내에서 물량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안재만기자 otl@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