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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사업 '합병 고육책' 택한 동부그룹, 다음은?


설 연후 하루 전인 지난 16일 동부그룹이 그룹내 골치 덩어리였던 동부일렉트로닉스의 회생을 위해 그룹내 최우량 기업인 동부한농과 합병하기로 했다.

그러나 반도체와 비료 업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업체간의 합병이 과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애당초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는 동부그룹내에서 성장해온 업체가 아니다. 동부한농은 동부그룹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옛 한농을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흡수한 업체다.

동부일렉트로닉스 역시 동부전자와 합병키는 했지만 아남반도체가 전신이다. 뿌리가 다른 두 업체는 이번 결정으로 한 몸이 됐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1970년부터 반도체 조립사업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초창기를 장식했던 동부일렉트로닉스라는 법인은 영원히 사라지게 됐다.

동부그룹은 동부한농 인수후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로 키워왔다. 반면 동부일렉트로닉스는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인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사업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

동부일렉과 동부전자의 합병 첫해인 2004년 적자규모는 2천279억원이었다. 이후 2005년에는 3천197억원, 2006년 3천100억원으로 적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매출은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04년 2천628억원에서 2006년에는 4천424억원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다양한 IP를 확보하고 디스플레이칩업체 토마토 LSI를 인수하는 등 한층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멀찌감치 앞서나간 선발 업체들을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의 동부일렉 재정상태로는 진화하는 반도체 생산 공정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당장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가 발생한다면 자본금을 거의 다 까먹을 수 있는 처지에 몰리게 된다.

따라서 동부그룹은 지난 2005년 실시한 감자와 지난해 유상증자로도 해결하지 못했던 동부일렉의 획기적 변신을 위해 이번에 동부한농과의 합병이라는 극단적인 결론을 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측이 강조하는 동부한농과 동부일렉간의 시너지란 재무적인 효과로 한정 지을 수 있다. 만약 동부일렉 합병후 동부한농까지 부실화된다면 그룹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 그야말로 위험성이 높은 처방인 셈이다.

동부한농과의 합병으로 재무구조는 개선되겠지만 난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그 고객이 성장해야 하지만 이 것이 어려운 일이다.

동부일렉과 함께 성장해야할 국내 팹리스 반도체 업계는 최근 선발업체들 마저 부진의 늪에 빠진 상태다.

이미 멀리 달아난 대만 경쟁사는 차치하더라도 정부 지원속에 급성장중인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은 잠재고객을 줄이는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M&A에 일가견이 있는 동부그룹이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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