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하이닉스반도체의 IR이 돌연 취소됐다. 이후 기자들은 IR장을 나서는 회사측 관계자에게 새로운 공장의 입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하이닉스가 투자하려는 금액이 13조원에 이르는 만큼 관심을 모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이닉스만 유치해도 해당 지역은 지역경제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아직까지 말을 아끼고 있다. 현재까지는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하이닉스는 5공시절 판교 인근에 공장을 지을 기회를 놓치고 이번에 이천 공장의 확장마저 좌절 당한 상항이다. 때문에 향후의 백년대계 차원에서 신설 공장을 준비 중일 수 밖에 없다.
하이닉스 측은 현재 부사장급 임원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해 입지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하이닉스 측은 청주외에 2~3곳을 더 검토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구미, 원주, 문경, 부산이 유치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지자체가 하이닉스를 유치하려면 회사가 원하는 두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각종규제에서도 자유로워야하고 지자체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수도권에 가까워야 한다. 그러면서도 인력수급이 원활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쉽지 않다.
천안과 아산 사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LCD 총괄 사업장은 KTX 천안아산역에서도 가깝고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가 모두 가깝지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인력이나 생산인력 모두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 삼성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회사가 직접 사업부지 옆에 사원들을 위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분양하고 학교시설 유치에 나설 정도다.
또다른 중요한 변수는 기존 이천과 청주 공장과의 연계성이다. 이천과 청주, 본사가 위치한 서울과 연계성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이번에 선정되는 지역으로 본사 이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장과의 연계성은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다면 이천과 청주와 지나치게 먼 곳에 공장을 짓고 본사를 옮기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이때문에 이천과 청주와 고속도로를 통해 빠른 시간안에 연결될 수 있는 지역이 낙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경기도 이천과 충청북도 청주시 사이에는 중부고속도로가 연결돼 있다. 경기도에서는 일죽이 충청북도에서는 음성, 진천, 증평 등 3개의 나들목이 이천과 청주 사이 중부고속도로 상에 존재한다.
게다가 증평 인근에는 청주국제공항이 있어 향후 항공 교통의 발전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환경 규제가 덜한 경기도 남부지역이 선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가 라인 증설과 협력사들의 입주를 위한 상당한 부지가 필요하는 점도 중요한 선택 포인트 중 하나다.
하이닉스는 적기 투자가 중요한 반도체 업계의 특성상 착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1~2개월 내에 입지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때까지 하이닉스를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공방과 하이닉스의 밀고당기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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