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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SKT-KTF, 3G 신경전 '점입가경'…말로는 '마이웨이'


 

134만명에 3조원. 지난해 SK텔레콤과 KTF의 순증 가입자 규모와 마케팅 비용이다.

SK텔레콤과 KTF은 24일 잇달아 전년도 실적을 발표했다. 양사 실적의 총평은 '기대이하'라는 게 중론. 매출은 4~5% 증가, 체면치레는 했지만 이익은 영 신통치 않았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비용 탓이다.

실제 지난해 3월부터 단말기 보조금이 일부 허용되면서 양사는 '가입자 뺏기' 광풍에 또 몸살을 앓아야 했다.

이탓에 SK텔레콤은 지난한해 가입자 74만명을 늘리는 데 마케팅비용으로 무려 2조2천억원 가까이를 시장에 쏟아 부었다. 매출의 21%에 육박하는 수준이고 전년보다 25%나 늘어난 규모다.

KTF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KTF는 가입자 60만, 재판매를 제외한 자체 가입자 40만 증가에 마케팅 비용으로 매출의 22%에 가까운 1조원 넘는 돈을 쏟아 부었다. 금액규모로는 전년보다 역시 21% 가까이 불어난 규모다.

덕분에 SK텔레콤과 KTF는 가입자 2천만, 자체 가입자 1천만 돌파 등 의미있는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이통시장 순증규모가 전년 규모를 웃돌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통인구 4천만 시대를 열기위해 지불한 비용으로는 과도했다는 평가다.

이탓에 양사 수익성은 상당히 훼손됐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익과 순익은 각각 2조5천844억원과 1조4천466억원. 1년새 각각 2.6%와 22.7%가 줄었다. KTF도 영업익과 순익이 각각 전년보다 19%와 25% 가까이 줄어든 6천687억원, 4천106억원에 그쳤다.

소모적인 가입자 경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문제는 올해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심지어 HSDPA에 '올인', 올해 마케팅 경쟁은 그 어느해보다 뜨거울 조짐이다.

◆"전략 노출 안돼"점입가경...창과 방패 싸움 될 듯

KTF의 올해 시장 공세는 이미 'WCDMA 1위'란 선전포고를 했던 만큼 예사롭지 않을 조짐이다. SK텔레콤의 수성도 만만찮을 조짐이다. 공격과 수성, 창과 방패의 싸움이 될 형국 속 양사는 기싸움부터 불꽃을 튀는 형국이다.

전략노출이란 이유로 양사 모두 올해 마케팅비용이나 에비타 마진 등 가이던스조차 '공개 불가'라며 입을 모으고 있는 것.

비용이 곧 수익을 결정하는 산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비용 부분 등의 예상치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은 투자자 신뢰와도 직결되는 문제. 그러나 이를 감수할 정도로 올해 시장상황이 예측불가능하고 가이던스 언급조차를 꺼릴 정도로 3G 시장을 둘러싼 양사의 신경전이 뜨겁다는 뜻도 된다.

그러나 시장공략을 둘러싼 양측의 공세 수위나 전략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TF 측은 이를 "과거 이통 서비스와 달리 HSDPA 등 3G는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양사의 목표도, 필승 전략, 갈길도 다르다는 뜻이다.

일단 KTF가 수익성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사, 1위 달성의 기염을 토하는 것과 달리 SK텔레콤이 네트워크의 포트폴리오 등 전략차원에서 3G 시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조절할 것임을 재차 강조데서도 읽을 수 있다.

이는 양사 CFO가 언급한 HSDPA 마케팅 등 전략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SK텔레콤 하성민 전무(CFO)는 "HSDPA는 복수네트워크 운용, 비욘드 3G 일환으로 망간 포트폴리오 등에 따른 시나리오를 설정, 마케팅 전략 펼쳐 나가겠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특히 KTF가 3월 전국서비스에 나서는 것과 관계없이 '상반기내 전국서비스' 등 현행 일정을 고수하는 등 '마이웨이' 전략을 분명히 했다.

아룰러 하전무는 "고객 수용도, 시장경쟁상황에 맞춰 탄력적 대응, 시장초기 가입자 확보를 위한 과도한 경쟁에 집중하기보다 적정한 가입자 전환(마이그레이션)을 유지하겠다"고 속도조절론을 강조했다.

반대로 KTF는 당초 거론됐던 것에 비해 줄었지만 올해 WCDMA를 포함한 3G 가입자 180만명을 확보, 5년내 2G의 3G 전환을 종료하겠다며 일전을 앞두고 공세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고 있다.

KTF 조화준 전무(CFO)는 "올해는 3세대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 2등으로 고착화된 입지를 타개하는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한발 앞선 전국서비스, 차별화된 단말기 등으로 연내 180만 확보, 내년에는 이를 웃도는 3G 가입자 확대로 5년내 3G 전환을 끝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명했다.

양사의 전략 차는 기존 2세대 주파수 대역을 둘러싼 시각차에서도 엿볼 수 있다. SK텔레콤이 향후 3세대 시장이 활성화, 기존 서비스 대역인 800MHz 대역의 이용이 줄더라도 다른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기존 대역을 활용 등 높은 경제성에 주목하고 있다면 KTF는 3G 전환이 가속화되면 1.8GHz 등 기존 대역의 정부 회수 및 재배치 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시장의 입지를 당분간 유지하려는 SK텔레콤과 기존 경쟁구도를 깨고, 3G라는 새 시장에서 새판짜기를 하겠다는 KTF의 전략은 한치 양보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KT-KTF '협공'...SKT '리비전A' 카드 쓸까

3G 시장 경쟁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결합서비스 허용 등으로 KTF의 경우 KT와의 협공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2G에 이어 3G 재판매에 대한 정부와의 협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1분기 결정될 결합서비스를 놓고 KT-KTF 연합공세도 거셀 전망이다.

KTF는 벌써부터 KT의 3G 재판매를 감안, 올해 3G 목표를 180만명으로 잡았다. 아울러 결합서비스가 허용되면 와이브로와 HSDPA 데이터 카드 출시는 물론 와이브로+메가패스+HSDPA 또는 EVDO 등의 결합상품 판매 등을 통해 3세대 시장 공세 수위를 높여가겠다는 복안이다.

3G 활성화에 '올인'하고 있는 정부 의지도 뒷심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정부는 010 번호통합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가입자들의 010전환 거부감을 덜기위해 2개 번호부여, 번호변경 안내 등 다각적인 보완장치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2G와 3G를 별도 역무로 분리, SK텔레콤에 대해서도 약관 등 요금인가 의무를 풀어줬던 정부가 이 시장을 동일하게 보고 보조금 차등지급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현행 단말기 보조금은 18개월 이상 2G 가입자에 한해 이용실적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할 수 있다. 3G의 경우 이같은 이용실적 등에 따른 보조금 차등지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

2G 이용자의 실적도 3G 전환시 고려, 이에 맞춰 현재 20만~30만원 일괄 지급하는 보조금을 차별해서 줄 수 있는 지는 두 서비스를 별개 역무로 규정한 정부의 유권해석이 필요한 대목.

하지만 KTF에 따르면 이미 이같은 보조금 지급과 관련 정부와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3G도 2G 처럼 차별화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될 지 주목된다.

이처럼 보조금이나 010 번호전환 등 3G 활성화에 필요한 장치들이 잇달아 마련되면서 기존 2G시장의 기득권이나 리더쉽을 유지하려는 SK텔레콤으로서는 상당한 압박이 될 조짐이다.

더욱이 LG텔레콤의 2G 시장을 겨냥한 공세가 여전한 상황에서 SK텔레콤은 KTF의 3G 가입자 전환 공세, LG텔레콤의 2G 가입자유치 경쟁 등 전방위 공세에 직면한 셈이다.

여기에 유선 옵션이 없는 SK텔레콤으로서는 결합판매 허용에 따른 KT-KTF 협공이 다소 부담스러운 대목이기도 하다. 더욱이 1년새 시장점유율이 0.4%포인트 하락, 작년말 기준 50.4%까지 떨어진 SK텔레콤으로선 점유율 50% 유지도 발등에 불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국면의 타개책으로 SK텔레콤이 리비전A(cdma2000 EVDO rA)카드를 커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SK텔레콤은 공식적으로는 "R&D 수준 이외 상용화 계획은 없다"로 못박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리비전A 상용 가능성을 타진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LG텔레콤의 리비전A를 허용한 상태에서 SK텔레콤이 신청할 경우 이를 막을 명분도 없는 상태. SK텔레콤이 리비전A 카드로 현 시장상황을 돌파하려고 시도할 경우 3G 시장을 둘러싼 경쟁 및 판도에는 또다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 시장은 SK텔레콤이 KTF의 HSDPA와 LG텔레콤의 리비전A에 맞춰 대응수위를 얼마나 조절해 갈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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