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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 구글 이후(Post Google)도 있다


 

구글(Google)이 한국에 진출합니다. 구글은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진출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구글에 대한 소문과 환상, 확인되지 않은 사실 등이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얼마나 해소될 수 있을 것인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한 포털 관계자는 "구글에 대한 환상이 인터넷업계에 팽배해 있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구글을 바라보기 보다는 구글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구글의 검색엔진 기술력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는 점도 인식해야 합니다. 검색기술은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쳐 왔습니다. 하나의 흐름이 그 시대의 검색 유형을 이끌었죠.

그리고 구글은 한단계 진보된 홈페이지 사이의 긴밀한 연결구조를 파악한 최상의 검색, 즉 페이지랭크(PageRank) 기술력으로 네티즌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기술은 언제나 변화하고 더 나은 쪽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에 놓여 있습니다. 구글 이후의 검색 기술력이 미래에 탄생할 것이란 예측은 쉽게 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인식한다면 구글의 검색 기술력 또한 현재에서는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미래에도 최고가 될 것이란 판단은 쉽게 내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구글의 검색 기술력을 두고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최고가 될 것이란 환상에 빠져 있는 모습이 강하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하나의 검색 기술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마치 모든 것을 해결해 줄 '만병통치약'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것이죠.

구글의 사업에 대해서도 과대포장된 면이 많습니다. 구글은 현재 블로그, 메신저, 메일 등 30여개가 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그 중에 검색이 가장 기본 사업이라고 구글은 강조합니다.

구글 웹마스터 데니스 황의 설명은 이런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데니스 황은 "구글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로 쉽고 빨리 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검색 기술력을 제외한 서비스는 구글의 기술력과는 많은 부분 동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 서비스를 하고 있던 특정업체의 M&A(인수합병)를 통해 시작했습니다.

몇가지를 소개해 보면 블로그 서비스는 지난 2003년 2월 파이라랩을 인수, 재단장해 론칭했습니다. 키워드광고 솔루션인 애드워드·애드센스는 2003년 4월 어플라이드 시맨틱스를 인수하고 같은해 10월 스프링크스를 인수해서 만들어진 서비스입니다.

구글어스로 유명한 인공위성 서비스는 2004년 10월 디지털 지도회사인 키홀을 인수해 선보인 사업이죠. 최근엔 동영상 UCC(이용자제작콘텐츠)가 관심을 모으자 구글이 미국의 최대 UCC업체인 유튜브닷컴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구글은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이 '구글'이라는 대명사에 가려져 마치 모든 것이 구글의 기술력인 양 과대포장돼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시의적절하게 특정업체의 M&A 포토폴리오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구글의 전략 또한 구글만이 가지는 경쟁력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두고 구글 자체의 기술력이라고 받아들이면 객관적 구글을 보기 보다는 '구글환상'에 빠져들 위험성이 큽니다.

구글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오픈소스'에 있습니다. 구글은 '구글 소포트웨어 원칙' , '구글코드를 통한 API 지원' , '구글의 오픈소스 지원 정책' 등으로 열린 소프트웨어 정책을 선보였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에릭 레이먼드(Eric Raymond)의 '성당과 시장 The Cathedral and the Bazaar'이란 논문이 있습니다. 에릭 레이먼드는 "미래는 뛰어난 비전을 갖고 출발한 뒤 다른 사람들의 자유로운 참여 공동체(커뮤니티)를 통한 비전을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에 의해 점점 지배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구글은 우선 '뛰어난 비전을 갖고 출발한 점'에서는 성공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검색 기술력으로 블로오션을 지향, 전세계 네티즌을 흥분시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자유로운 참여공동체를 통한 비전'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입니다. 지켜볼 일이라는 것이죠.

에릭 레이먼드의 논문은 미래는 '성당모델'이 아니라 '시장모델'이 흐름을 이끌어갈 것이란 것을 강조합니다.

'성당'은 소수 성직자들이 중세시대에 정보를 독점한 것 처럼 몇몇 프로그래머들이 소스코드를 독점,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비유합니다. 반면 '시장'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동으로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뜻하죠.

구글이 '시장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 것이 현재의 구글을 바라보는 시선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래를 보기 전에 현재를 더 명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구글은 검색이 아주 빠릅니다. 어떠한 정보라도 0.5초 안에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이죠. 그것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정보를 말입니다. 물론 이는 구글을 창업한 페이지와 브린의 페이지랭크(PageRank) 기술과 하이퍼 텍스트 매칭기술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기술력으로 인한 부작용도 존재합니다. 최근 외신의 구글기사 중 구글이 해커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많이 전해집니다. 이는 구글이 지속적으로 로봇을 이용해 웹 사이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기 때문이죠.

현재 자료뿐만 아니라 과거의 모든 자료 또한 친절하게(?) 구글의 저장된 페이지 기능을 이용,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커들에게는 최상의 정보를 제공해 주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죠.

로봇의 뛰어난 기술력은 가치판단없이 수없이 많은 정보를 모아오는 만큼 그 위험성이 내재돼 있죠. 로봇은 정보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구글의 검색엔진을 이용하면 특정 웹사이트 내에 관리자 페이지, 파일 업로드·다운로드 페이지, 압축파일과 임시파일, 2차 도메인 존재 여부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구글에도 아킬레스건은 많습니다. 모든 국가와 모든 언어를 지원하는 '전세계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글은 꿈꿉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구글은 각국마다 다른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서 한 나라의 검색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한국은 통합검색, 지식검색 등 독특한 검색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독특한 문화코드를 이해는 것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기본입니다.

페이지랭크의 허점도 있습니다. 홈페이지와의 긴밀한 연결구조를 통한 페이지랭크는 반대로 인기가 높은 사이트를 우선적으로 보여주고 변두리 사이트는 그만큼 노출기회가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구글은 '시장모델'이라기 보다는 '성당모델'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한곳으로 정보가 집중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보여줍니다. 구글의 한국진출에 앞서 구글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자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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