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선제 공격을 하자 소니가 바로 맞받아쳤다. 차세대 게임 콘솔 시장 이야기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3(PS3) 일본 출시 가격을 20% 가량 인하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콘솔 게임 시장을 놓고 벌이게 될 소니, MS 양사의 경쟁이 갈수록 불을 뿜을 전망이다.
여기에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닌텐도까지 가세해 또 한번의 '게임 삼국지'를 써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 소니, PS3 수준으로 가격 인하
구타라기 켄 소니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 사장은 이날 도쿄 게임쇼에서 PS3 출시 가격을 4만7천600엔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책정했던 시판 가격 5만9천800엔에서 무려 1만2천엔 이상 인하하기로 한 것이다.
소니의 이 같은 정책 변화는 다분히 MS를 의식한 것. 최근 MS는 오는 11월 22일부터 일본 시장에서 HD DVD 플레이어를 장착한 X박스 360을 4만9천600엔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을 고수하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이던 소니는 MS가 예상보다 강한 공세를 펼치자 비슷한 수준까지 가격을 내리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니의 PS3는 오는 11월 11일 일본 시장에서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 시장 출시일은 11월 17일로 잡혀 있다.
소니의 이번 가격 인하 정책은 20기가바이트 하드드라이브를 장착한 모델에만 적용된다. 60기가 바이트 제품 가격은 당초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닌텐도는 지난 주 차세대 게임 콘솔인 위(Wii)를 올 연말 경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닌텐도의 위 2만5천엔 수준으로 PS3보다 훨씬 저렴하다.
◆ MS는 일본식 RPG로 공세
소니의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최근의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상황이 생각과 다른 데다 경쟁업체인 MS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동안 PS2로 게임 시장의 지존 자리를 굳게 지킨 소니는 PS3 출시를 앞두고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기본형 499달러, 고급형 599달러의 높은 가격을 고수하면서도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부품 생산이 차질을 빚은 데다 차세대 DVD를 결합하는 과정이 여의치 않으면서 소니의 자신감은 조금씩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1년 앞서 출시된 X박스360에 비해 가격은 50% 가량 비싸면서도 성능면에서는 뚜렷한 우위를 보이지 못한다는 비난 역시 소니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다 보니 PS2로 게임기 시장의 70% 가량을 점유한 소니가 차세대 게임콘솔 시장에서는 밀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금씩 힘을 얻기 시작했다.
경쟁업체인 MS의 최근 공세 역시 심상치 않았다. 그동안 일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MS는 롤플레잉 게임(RPG) 대작들을 준비하면서 반격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MS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창시자인 사카구치 히로노부와 손을 잡기로 했다. 그가 개발 중인 '블루 드래곤'과 '로스트 오디세이'는 X박스360에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 일본 게이머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루 드래곤은 만화 '드래곤볼' 작가인 도리야마 아키라, 로스트 오디세이는 '슬램덩크'로 유명한 이노우에 다케히코 등 일본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만화가들을 캐릭터 디자이너로 기용해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 누가 우세를 보일까?
소니와 MS 양사는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쿄 게임쇼에서 이미 기싸움에 돌입한 셈이다. '어게인 PS2'를 외치는 소니와 'X박스 360만은'이라며 칼을 갈고 있는 MS.
게임 시장 양대 업체 간의 한 치 양보없는 경쟁이 벌써부터 불을 뿜으면서 올 겨울 게임 시장이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번 경쟁은 차세대 DVD 시장의 판도까지 연결돼 있어 양측 모두 한치 양보 없는 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이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되든 향후 10년간 세계 게임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갈 것이다. 그래서 이번 경쟁이 더 뜨거운지도 모를 일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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