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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거두 비트토런트, 주류로 떠오를까?


 

불법복제의 온상이란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고 다녔던 P2P 서비스 비트토런트가 '주류 사회'에 편입될 수 있을까?

대표적인 P2P 회사인 비트토런트가 할리우드 영화사인 워너 브러더스와 손잡고 인터넷으로 영화를 유통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넷 등 외신에 따르면 비트토런트는 올해 여름부터 워너 브러더스의 영화, TV쇼 배포 작업을 맡기로 했다.

◆ "미디어 회사들도 P2P에 확신 갖고 있다는 것 증명"

그 동안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P2P 죽이기에 열을 올렸던 점을 감안하면 양사의 이번 제휴는 다소 의외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비트토런트는 동영상 콘텐츠 교환의 본거지로 수 많은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공공의 적'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파일 교환 회사들과 손을 잡으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행보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양키그룹의 니틴 굽타 애널리스트는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웹으로 거대한 용량의 영화 파일을 값싸고 빠르게 전송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이 바로 P2P 기술이라는 것.

게다가 합법적으로 값싼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의 불법 복제 욕구를 꺾으려는 의도도 작용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비트토런트의 경쟁업체들 역시 워너 브러더스와의 이번 제휴가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P2P 시스템 중 하나인 콘티키를 설립한 마이크 호머는 "이번 제휴로 미디어 회사들도 P2P 기술에 대해 좀 더 많은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검증되지 않은 파일 교환 시스템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토런트 역시 아직 인터넷으로 동영상 유통을 할 때 불법복제를 막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확실한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윈 나빈 비트토런트 사장은 P2P 기술이 불법적인 목적에만 사용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나빈 사장은 "비트토런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대부분 언론 때문에 생긴 것이다"라면서 "우리는 빠르게 제공되는 주문형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 상용서비스 성공 여부 여전히 미지수

비트토런트는 큰 파일을 유통시킬 때 작은 조작으로 나누는 방식을 이용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콘텐츠 조각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면서 콘텐츠 제공업체의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방식이 대용량 파일을 유통시키는 데는 유용하지만 아직 상용 서비스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지 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인터넷으로 콘텐츠를 유통할 때도 그 콘텐츠에 대해 완벽한 통제권을 행사하길 원하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에겐 더더욱 불안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콘티의 전임 CEO인 토드 존슨은 "이것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이다"라면서 "비트토런트가 중앙 통제권을 비롯한 콘텐츠 소유자들의 요구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 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황량한 광야에서 거대 자본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집중 포화를 견뎌내야 했던 비트토런트. 과연 워너 브러더스와의 제휴를 계기로 'P2P도 상용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일 수 있을까?

만약 이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수만 있다면 P2P 기술은 또 다른 패러다임의 선구자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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