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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투사 공시시스템 손볼곳 많아


 

도입된 지 6개월여가 지난 창업투자회사 공시시스템(diva.kvca.or.kr)이 각 회사의 투자조합 운용 현황을 한 눈에 보여주지 못하는 등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한국벤처캐피털협회는 작년 9월부터 창투사(신기술금융회사는 제외) 공시시스템을 적용해 각 회사의 정보를 인터넷상에 공개하고 있다. 매월 103개 창투사들의 부정행위를 알리는 부문을 추가하는 등 체계를 개선해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이 여럿 눈에 띈다.

현재 창투사 공시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벤처기업 투자업무를 진행하는 각 회사의 투자집행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 창투사들은 창투조합, 한국벤처투자조합(KVF), 구조조정조합(CRC), 사모펀드(PEF), 유한회사형 투자조합(LLC) 등 다양한 형태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현 공시체계는 창투조합만을 담고 있는 상태다.

대다수 상위권 창투사들이 운용하고 있는 CRC조합만 해도 창투조합과 관련 법률 및 관할 기관이 달라 공시가 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중소기업진흥및 산업기반기금(중산기금)이나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은 투자조합들을 포함하는 KVF는 중기청과 밀접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적용을 받지만 창투사 공시시스템에서 관리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인들은 공시 사이트를 뒤져봐도 각 창투사가 운용하는 전체 투자조합이나 자산현황에 대해 살펴볼 수가 없는 것. 일례로 지난해 스틱IT투자가 1천190억원 규모로 결성해 화제를 모았던 세컨더리펀드는 KVF의 하나로 공시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1년에 한 번씩 집계하는 정기공시에서 볼 수 있는 손익계산서도 자체 회사자금이나 창투조합별로 실적을 보여주고 있어 모든 펀드를 통한 회사 전체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을 살펴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벤처캐피털협회 관계자는 "창투사가 운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펀드들은 각기 다른 법률의 테두리에서 결성되고 있어 창업지원법상의 창투조합을 제외한 다른 펀드를 공시에서 다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창투조합 외에 각 펀드는 출자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중기청에서 관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벤특법상의 KVF는 조만간 법적 근거를 마련해 공시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창투사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내놓는 수시공시도 보완할 부분이 적지 않다. 회사가 운용하고 있는 조합의 결성현황을 보여주는 부분의 경우 만기 예정일이 1년 이상 지난 펀드들이 연장기간에 대한 표기 없이 나열돼 있어 혼란을 준다.

신규로 등록된 투자조합들은 서너 달이 지나야 조합결성금액, 대표펀드매니저, 조합유형 등을 상세히 알려주는 정보가 뜬다는 점도 고쳐야할 오류.

각 창투사가 1년에 결성하는 창투조합의 수는 많아야 3~4개다. 결성실적이 전무한 창투사들도 수두룩한 상태. 따라서 매달 거의 같은 조합의 리스트를 보여주기보다 신규로 결성된 조합이나 해산조합 현황, 캐피털콜 방식의 조합은 추가 출자 여부 등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자주 문제로 제기됐던 자율공시도 여전히 미진하다. 창투사들이 수시로 회사의 새로운 소식을 알릴 수 있게 한 이 코너는 최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창투사들이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올린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는 '뒷북공시'의 장이 되고 있는 모습.

창투사 공시사이트에서는 각 회사가 경영전략 내지 언론보도에 대한 해명 등을 내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자율공시를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이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중기청은 13일 코스닥시장본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 및 창투업계 관계자들과 그간 공시시스템 운영에 대해 점검해보고 개선점을 찾을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창투사 공시시스템이 각 회사 관련 정보와 벤처투자에 대한 통계자료를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체계를 다져 나가길 기대해 본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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