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진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로 입건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경찰에 출석했다. 박 처장의 긴급 체포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경찰이 '경호처 지휘부 와해' 가능성도 높은 상황인 가운데, 경호처가 끝까지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낼지가 관건이다.
10일 박 처장은 경찰의 3차 출석 요구에 현재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가 약 5시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수사 과정 중 박 처장을 긴급 체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호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주도적으로 막고 있는 상황이기에 사안을 엄중하다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경찰은 이 밖에도 박 처장의 출석으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성준 경호차장을 비롯한 경호처 지휘부 4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한 했다. 이날 박 처장이 긴급 체포된다면 본격적인 경호처 지휘부 와해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휘부가 와해되더라도 경호처 직원은 결사항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위 검찰 간부 출신의 한 법조인은 "경호처는 어떤 진로를 정하면 끝까지 간다고 본다"며 "힘의 논리로 (경찰이) 늘린다해도 태생적으로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기에 처장이 없으면 차장이, 차장이 없으면 본부장, 본부장이 없으면 부장들이 지휘권을 실질적으로 승계받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경호처의 역할은 분명하다"며 "대통령이나 경호처장, 차장 등이 명시적으로 '열어라', '압수수색을 받아라' 등 결정을 하지 않는 한 최종 지시가 존속된다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부장검사 출신의 다른 법조인 또한 "밑의 직원들이 부담을 안고 갈지는 모르겠으나 경호처 자체가 뭉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연히 처장 밑에도 (다른 지휘부가) 있을 것이기에 따로 열어주거나 그러기는 힘들 것 같다"고 관측했다.
항전하는 경호처 직원들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긴급체포해야만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가 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성신 변호사(법무법인 해내)는 "내란 수괴는 굉장히 큰 범죄다. 법정형이 사형, 무기밖에 없다"며 "그러니 이런 사람을 도와주고 있다면 내란 수괴 방조범죄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리적 충돌이 있거나 적극적으로 저지를 했다면 공무집행 방해죄의 요건에도 해당이 되고, 이는 지휘를 받은 직원도 성립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지시받은 직원들은 내란죄 등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기에 내란죄 공범으로 성립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MBC라디오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 김종배씨는 "어제 신원을 밝힐 수 없는 한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자신의 지인이 경호처 직원인데 윤석열 체포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에 괴로워하며, 그 심경을 적은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왔다"면서 한 경호처 직원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현재 근무 중이다. 춥고, 불안하다. 공조본에서 올 것 같은데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대다수의 직원들은 명령이라 마지못해 여기에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그냥 열어줄 수 없으니까 서있는 정도"라며 "지휘부와 김용현·김건희 라인만 살아있고 일반 직원들은 동요가 크다"고 말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 3일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26명에 대한 신원확인 요청 공문을 대통령 경호처에 발송했다.
/정진성 기자(js421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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