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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VC, 창업벤처 투자 속도낸다


 

정부와 벤처캐피털(VC)이 손잡고 창업기업 등 초기단계 벤처에 대한 투자의 확대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24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 등 정책자금과 창업투자사의 경영참여 투자 허용 등 법적 제도 개편 이후 초기단계 벤처기업 전문 투자조합이 활발히 결성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청과 벤처캐피털 업계가 함께 전국의 수백여개 창업보육센터에 대한 위탁운영 및 입주기업 투자도 확대할 전망이다. 또 최근 진행되고 있는 신기술 사업화 추진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와 정책자금 연계 지원사업 또한 초기 벤처기업이 자금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초기단계 벤처에 대한 투자확대는 벤처기업이 금융기관 및 국책보증기관의 융자와 보증을 받으면서 시달리는 연대보증의 '짐'을 덜어준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벤처캐피털 역시 과감한 초기투자를 통해 거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 투자사와 벤처기업이 동시에 성공할 수 있도록 투자조합의 운용기간을 늘려주는 한편, 벤처캐피털이 실패율을 낮추기 위해 투자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초기단계 벤처 전문투자조합 속속 결성

올 들어 정부는 모태펀드를 통해 설립 3년 이내 초기단계 벤처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조합의 결성을 대폭 지원하고 있다.

지난 모태펀드 1차 출자를 통해 LG벤처투자와 한미열린기술투자가 각각 300억원, 50억원 규모의 설립 3년 이내 초기벤처 전문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이와 함께 이번 2차 출자에서도 400억원 규모로 결성되는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의 유한회사형(LLC)펀드에 200억원이 배정됐다. LLC펀드는 소수의 전문 펀드매니저가 팀을 이뤄 하나의 펀드에 집중, 수익률의 극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초기단계 벤처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다.

중기청 이승훈 차장은 "국내에서 최초로 결성된 선진적인 형태의 LLC펀드가 우수한 실적을 올릴 경우 이같은 투자조합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창업초기 기업이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길 또한 보다 크게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창투사의 경영참여 투자가 허용되면서 고수익을 노린 초기단계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벤처투자의 김윤권 이사는 "창투사의 벤처기업 경영참여가 허용되면서 사업초기부터 완성단계까지 철저히 설계한 후 자금을 투입하는 '기획투자'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사의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통해 보다 자유롭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혹 실패하더라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입보 부담을 없애 다시금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게 매우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LG벤처투자는 초기단계 전문 투자조합을 통해 대기업에서 분사하는 조직을 인수, 국내 첫 벤처투자조합을 통한 경영참여 사례를 남기는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VC, 창업보육센터 건실화 및 입주기업 투자에도 나서

중기청은 벤처캐피털의 힘을 빌려 부실화된 국내 수백여개 창업보육센터를 건실화하고, 입주기업에 대한 투자 또한 유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200여개의 창업보육센터가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벤처 붐' 이후 예산 및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정부는 올 들어 각 정부기관에서 관리하던 창업보육센터를 중기청이 통합·관리하도록 하는 한편, 벤처캐피털의 위탁운영을 통해 부실화된 체계를 다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단계 벤처에 대해 전문적인 시각을 가진 벤처캐피털의 안목을 활용하는 동시에, 투자유치를 통해 창업보육센터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중기청은 지난 7월 시범적으로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신기술창업보육센터의 위탁운영 창투사를 모집한 결과 화이텍기술투자를 최종 선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신기술 창업 촉진 및 벤처캐피털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대구 및 광주창업보육센터를 위탁 운영할 창투사를 모집했다. 그 결과 바이넥스트가 최종적으로 선정돼, 2개 창업보육센터를 집중 관리하게 됐다.

그런가 하면 중기청은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소의 실험실 벤처 및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실험실창업펀드(Lab Seed Fund)의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주도로 대학 및 연구소가 공동으로 LS펀드를 결성할 경우 모태펀드를 활용해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LS펀드를 통해 모태펀드 출자조합 경쟁에 나서는 사례가 나올 전망"이라며 "모태펀드가 초기단계 벤처 투자에 혜택을 부여하는 만큼 조합 규모의 50%까지 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한국창업보육협회, 한국컨설팅협회는 내달 12일 창업보육센터 입주 및 졸업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유치설명회를 연다. 이 자리에는 70여곳의 벤처캐피털과 대학·연구소 창업기업 150여개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벤처캐피털협회 등은 내년부터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연 2회의 대규모 투자유치설명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VC, 우수기술 사업화 연계 지원도 활발

그런가 하면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은 우수기술을 발굴, 사업화를 지원하는 방안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지원사업은 결국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초기단계 벤처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산업자원부는 지난 2000년부터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일정 정도 벤처캐피털 등의 민간투자를 받는 부품·소재 기업에 대해 출연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벤처캐피털협회와 산업기술평가원은 중소기업의 기술개발부터 사업화 및 마케팅을 일괄 지원하는 '우수기술개발 중소기업 사업화연계 지원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산기평이 평가한 기업에 대해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진행할 경우, 정부 측에서 신용보증 및 대출을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의 일환으로 정보통신·바이오·전기전자·기계 등 분야의 19개 기업에 대한 투자유치설명회가 오는 28일 한국기술센터에서 진행된다.

이밖에 대덕특구에서도 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특구 내 창업 초기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하는 IR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투자조합 만기 좀더 늘려줘야

초기단계 벤처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활기를 보이고 있지만, 좀더 고민해야 할 사안들이 남아있다.

벤처캐피털이 고수익에 대한 환상으로 지나치게 초기투자에 집착할 경우, 높은 위험도에 따른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미 국내에서는 벤처캐피털의 역사가 긴 미국보다 초기단계 투자가 더욱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창투사의 경영참여 투자가 허용되면서 초기투자가 더욱 늘어나면 부실 사례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벤처캐피털의 전문인력 확보 및 역량 강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런가 하면 투자조합의 존속기간이 짧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국내에서 창업 이후 IPO까지 가는 데에는 평균 9~10년의 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런 가운데 벤처캐피털 투자조합의 존속기간은 대개 5~7년으로 설정되고 있어, 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태.

고정석 한국벤처캐피털협회 회장은 "조합의 운용기간이 10년 정도로 늘어나게 되면, 초기단계부터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이 공동 경영 및 사업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성공단계까지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벤처 분식회계와 관련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벤처기업 CEO의 '무한책임' 문제는 보증지원이나 융자 대신 벤처캐피털의 투자 확대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투사들의 초기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밝혔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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