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알뜰폰은 우리나라의 통신 요금을 내리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현재의 통신 정책 때문에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 겸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장은 20일 아이뉴스24와 통화에서 세종텔레콤 알뜰폰 사업 부문을 매각키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세종텔레콤은 또 다른 알뜰폰 사업자인 아이즈비전에 알뜰폰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매수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매각 추진의 직접적인 배경은 적자 때문으로 보인다. 김 회장에 따르면, 세종텔레콤은 올해 알뜰폰 사업 부문에서만 약 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알뜰폰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알뜰폰 사업이 적자를 보게 된 이유 중 하나로 도매대가 인하 문제를 거론했다. 도매의무제공사업자와의 도매대가 협상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김 회장은 "(도매대가 협상에서) 알뜰폰이 손해가 나도록 해 놓으면 알뜰폰은 정말로 없어진다"며 "내가 매각을 해버려야 정부도 제 말의 진정성을 알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MNO)로부터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MNO에 망 도매대가를 지불한다. 올해까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알뜰폰 사업자를 대신해 도매제공의무사업자와 도매대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내년부터는 알뜰폰 사업자가 도매대가 협상에 직접 나서야 한다.
이같은 협상 조건이 알뜰폰 사업자에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김 회장은 우려하는 것이다.
도매대가가 알뜰폰 사업 위축의 주된 이유라는 주장에 이통 업계는 반박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 중에서는 이익을 내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프리텔레콤의 경우 2022년 매출 457억원, 영업이익 28억원에서 2023년 매출 596억원, 영업이익 65억원으로 성장했다.
이통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 중에서 실적이 개선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알뜰폰 사업 실적은 도매대가나 판매장려금과는 무관한 문제"라며 "세종텔레콤은 자신들의 사업 실패를 정부 정책과 MNO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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