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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한겨울인데"…환경규제에 시멘트 업계 '한숨'


정부,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 2029년까지 단계적 강화키로
실적 부진에 빠진 업계 "불완전한 기술…규제 완화해야"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시멘트업계가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 강화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규제가 일정 부분 필요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맞추기 어려운 규제 기준을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원도 삼척시 삼표시멘트 공장 전경. [사진=이수현 기자]

한국시멘트협회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충북 지역 시멘트 업체의 질소산화물(NOx) 배출규제 기준을 2029년까지 120ppm 수준으로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충북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업체는 성신양회(단양)를 비롯해 한일시멘트(단양), 아세아시멘트(제천) 등이다.

지난 9월 정부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충북 지역 시멘트 업체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 기준이 내년 135ppm에서 2029년 110ppm으로 강화된다.

해당 개정안이 적용될 경우 충북 업체만 질소산화물 배출규제가 적용된다. 이후 2027년 6월부터는 강원 소재 업체도 강화된 규제가 적용되는 등 다수 지역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규제 대상에 시멘트 업계를 포함했다. 이에 강원 지역 업체도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이 2027년 6월까지 270ppm에서 118ppm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시멘트 생산을 위해서는 석회석 등 원료에 섭씨 1500도 이상 열을 가해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질소산화물이 다량으로 발생해 각 업체에서는 질소산화물 방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 시멘트사는 선택적 비촉매 환원법(SNCR)을 활용해 질소산화물을 관리하고 있다. SNCR은 연소공정 후에 암모니아나 물 등을 주입해 질소산화물과 결합해 무해한 물질로 변환시키는 원리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환경규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SNCR에 더해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추가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CR을 도입하면 SNCR 대비 질소산화물 제거 효율은 높아지지만 설치·유지에 막대한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미 각 시멘트사는 차례로 SCR 도입에 나서고 있다. 쌍용C&E는 SCR 등 질소산화물 저감 개선 공정을 위해 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표시멘트 또한 촉매 환원장치(SCR)를 수백억원을 들여 2026년과 2027년 1기씩 설치할 예정이다.

다만 시멘트협회는 정부가 세운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더 큰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모든 소성로에 SCR 설치를 가정할 경우 약 1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비가 필요하다"면서 "아울러 설치 후 매년 운영비로 7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SCR이 아직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기술인 점도 업계가 반발하는 지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에서도 국내 시멘트 소성로 대비 생산량이 약 30~50% 수준인 일부 소규모 설비에 고효율 질소산화물 저감시설을 적용한 후 효율 저하와 검증 부족 등을 이유로 재배치 또는 재설치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의왕시 한 시멘트 출하공장에 운송차량이 드나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멘트업계는 부진한 실적으로 인한 고충을 겪는 와중에 규제가 강화되는 것은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처사라는 입장이다. 건설경기 침체에 시멘트 출하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재고는 쌓이고 상업용 전기요금 인상해 제조원가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전기료는 시멘트 제조원가의 2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다수 업체가 영업이익이 35% 이상 줄었다.

쌍용C&E의 3분기 매출액은 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4204억원) 대비 11.3% 줄었고 영업이익은 289억원으로 전년 동기(476억원) 대비 39.3% 감소했다. 올해 누적 시멘트 생산실적은 791만8000톤(t)으로 2022년(844만1000톤)과 지난해(910만톤) 같은 기간 대비 생산량이 급감했다.

충북 단양에서 시멘트 공장을 가동하는 성신양회의 3분기 매출액은 2618억원으로 전년 동기(2587억원) 대비 1.2% 상승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6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기록한 104억원보다 38.8% 줄었다. 시멘트 생산실적은 450만톤으로 전년 동기 492만2000톤 대비 약 8% 줄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SCR 등 고효율 질소산화물 저감시설 도입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SCR 등 효율 저감기술의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시멘트업계의 현실을 감안해 규제기준을 완화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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