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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커 시위' 여대 방문한 청소전문가 "장난 아니더라…제거 비용 올라갈 수도"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최근 '래커 시위'를 벌이고 있는 서울의 한 여대에 다녀온 래커 제거 전문가의 학교 방문 후기가 온라인 상에서 화제다.

인천의 한 청소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5일 블로그에 '여대 낙서, 락카 제거 견적 다녀왔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성신관 앞 인도에 국제학부 남학생 입학 반대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성신관 앞 인도에 국제학부 남학생 입학 반대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뉴시스]

A씨가 방문한 대학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공개한 40여 장의 사진에 따르면 해당 대학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도착하자마자 정문 외벽에 낙서가 보였다"며 "바로 옆에 붙어 있는 타 대학 외벽에도 낙서가 돼 있는데, 어설프게 지워져 있는 모습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문에서 들어가는 중에도 (낙서 때문에) 놀랐는데, 아주 넓은 범위에 (래커가 칠해져 있어) 놀라고 여기 뿐만 아니라 (래커 낙서가) 실내에도 있어 놀랐다"며 "낙서가 된 장소도 제각각에 래커도 한두가지가 아니고 성분이 다른 종류들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실내 낙서도 장난 아니다. 이렇게 실내 대리석에 되어 있는 낙서는 지우고 나서 연마 후 색 조합도 다시 맞춰줘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 국제학부 남학생 입학을 반대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져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 국제학부 남학생 입학을 반대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져 있다. [사진=뉴시스]

A씨는 "래커 제거는 작업 과정이 까다롭고 반복작업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돼 비용도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A씨는 현장에서 직접 래커 제거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살짝 자국이 남는 듯하지만 고압세척과 반복작업을 하면 깨끗이 제거가 될 것"이라면서도 "같은 재질의 석재인데 약품에 반응이 없다. 다른 처리를 해봤더니 흔적이 남아 있어 반복작업으로 빼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누군가 래커를 지우려 한 흔적에 대해서는 "이 밑에 칸은 누가했는지 석재를 갈아낸 정도가 아니고 손으로 만져보니 움푹 파여있다"며 "조각하다 그만둔 잔해도 만져진다"고 안타까워했다.

A씨는 '래커는 아세톤으로 지워진다'는 온라인상의 주장에 대해선 "사진을 봤는데 (경계석에) 파란색이 번진 것이 저희 눈에는 보인다"며 "제거된 것이 아니다. 중화처리를 해줘야 하는데 그냥 뒀기 때문에 더 안으로 스며들고, 스며든 것을 빼내기 위해 2~3배의 시간을 더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지난 11일부터 동덕여대를 시작으로 다른 여대까지 래커 시위가 확산됐다.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성신관에 국제학부 남학생 입학을 반대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져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성신관에 국제학부 남학생 입학을 반대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져 있다. [사진=뉴시스]

성신여대와 서울여대 학생들은 각각 남학생의 국제학부 입학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교수에 대한 처벌 미흡에 반발해 래커 시위를 벌였다.

청소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이 대학들에 칠해진 래커 낙서에 필요한 건물 보수 및 청소경비 비용으로 수십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동덕여대 측은 이번 시위로 학내에 최대 54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추정치를 공개한 바 있다. 학교 측은 지난 15일 홈페이지에 "외부 업체의 추정액으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피해 금액은 24억 4434만원에서 54억 4434만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교무처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교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저질렀으니 (보수 비용을) 학생들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 측이 대신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 바 있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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