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고려아연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검토 등록

[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한국기업평가가 고려아연의 기업신용등급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신용등급 AA+는 유지했지만, 전망을 안정적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20일 한기평은 "유상증자 계획 철회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 유출된 대규모 자금이 단기간 내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부정적 검토는 등급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할 때 적용한다.

고려아연은 이번 유증 철회로 1조8000억원의 재무 부담이 불어났다. 1조8000억원은 지난달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위해 사용한 금액이다.

한기평은 "9월 말 기준 3170억원이던 순차입금 규모는 약 1조98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부채비율은 9월 말 기준 44.6%에서 73.6% 수준으로 상승하고, 순차입금/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지표도 1.7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이는 현재 설정된 등급 하향 요인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신용도의 근간인 실질적 무차입 상태의 매우 우수한 재무 안정성이 단기간에 급격히 떨어졌다"며 "향후 재무 부담을 상당 부분 경감시킬 실효성 있는 대안이 제시되고 원활하게 이행하지 못하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울러 한기평은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에서 경영권을 확보하면 고려아연의 주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개매수를 위해 조달한 인수 금융의 상환 부담이 고려아연에도 옮겨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기평은 "경영권 분쟁에서 추가적인 재무 부담과 경영권의 최종 소재, 안정화 여부, 향후 배당 정책에 따른 재무 안정성 변화에 대해서 추가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10월 30일 유증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달 6일 감독기관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았고, 지난 13일 유증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