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고려아연이 2차 가처분 소송에서도 법원을 설득하는데 성공, 자사주 공개매수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고려아연 측이 공개매수에서 목표하는 지분을 모두 확보해도,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은만큼, 의결권 지분을 둘러싼 또다른 다툼이 예상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2차 가처분 소송도 기각되면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관련 법적 리스크가 모두 해소됐다. 이에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와 이날 마감되는 영풍정밀 공개매수도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을 모두 기각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정상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진행돼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임의적립금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은 적법한 절차이며 전체 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반박했다. 또한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에 임의적립금을 공제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으며 자본시장법 특례 규정에 따라 상장회사는 이사회 지위로 자사주를 취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지난달에 이어 이번 2차 가처분 소송도 고려아연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최 회장 측이 진행하고 있는 고려아연,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양측의 경영권 분쟁도 첨예해질 전망이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에 대한 공개매수 물량이 많아질수록 최 회장뿐만 아니라 영풍·MBK파트너스도 의결권 주식 기준으로 지분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현재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은 38.47%이다.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지분은 37.89%로 추산된다. 기존에 보유한 지분 33.99%에 베인캐피탈의 목표수량 최대치 2.5%, 처분 가능한 기보유 자사주 1.4%를 합산한 값이다. 이에 업계에선 지분 7.83%의 국민연금을 비롯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주주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이사회 장악에 나서 경영권 다툼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사 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나, 현재 이사 수는 13명이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최 회장을 해임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도로 재편하는 게 목적이나, 임기가 만료되지 않은 이사를 교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상법상 이사의 해임은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다만 영풍·MBK파트너스가 12명 이상의 이사를 새로 선임해 이사를 과반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국민연금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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