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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열기도 못 말린 내수 부진…38개월 만에 '피벗'(종합)


긴축 경계감 유지…"통화정책 긴축 정도 소폭 축소"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했다. 집값이 금융 안정을 위협하고 있지만, 내수 부진으로 경기 침체 터널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11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 2021년 8월 이후 38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물가 안정되며 인하 여건 조성…경기 침체 우려 커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월 1.6%를 기록하며 금리 인하 여건이 충족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인 2% 이내로 안착한 건, 3년 6개월 만이다. 근원 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2.0%로 둔화했다.

우리 경제가 내수 부진을 견딜 체력이 부족하단 점도 금리 인하 배경이 됐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2% 뒷걸음쳤다. 분기 기준 역(-)성장은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민간 소비는 0.2% 감소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 1.2%, 1.7% 축소됐다.

집값과 가계부채 급등세 완화도 금리 인하에 힘을 보탰다. 9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전월(9조6259억원)보다 줄어든 5조60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8월 둘째 주 0.32%까지 올랐던 서울 아파트 가격도 9월 다섯째 주에는 0.10%로 하락했다.

◇ "집값·가계부채 위험 여전"…추가 인하 가능성 제한적

하지만 추가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집값과 가계부채 완화가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 확인이 필요하단 게 금통위의 생각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결정문에서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한다"면서도 '긴축 경계감을 유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5대 은행의 일평균 주택담보대출 취급액은 3451억원으로 8월(3597억원)보다 줄었지만,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평균 393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대출 금리를 0.25%p 내리면 1년 뒤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0.43%p 상승하고, 서울 상승 폭은 0.83%p 오른다고 추산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0월 인하 이후 연속 인하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이달 이후 기본적으로 2차례 회의에서 금융안정 데이터를 살펴보고 내년 2월쯤 두 번째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지난달 '빅컷(0.50%pb인하)'에 1.50%p로 좁혀졌던 금리 격차도 다시 1.75%p로 벌어졌다.

한은 금통위는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거시 건전성 정책 강화의 영향으로 점차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리스크에 여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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