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주민동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분당 신도시는 주민동의율이 90%가 넘는 단지가 즐비할 정도로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추가 공공기여'와 같은 추가 점수를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어 접수 기간 막바지에 신청이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기 신도시(분당·일산·산본·평촌·중동)가 포함된 5개 지방자치단체(성남·고양·군포·안양·부천시)는 23일부터 27일까지 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공모 신청을 받는다. 평가는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표준안에 따라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체 평가 항목을 기준으로 한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지역 중 하나인 분당은 주민 동의율이 벌써 90%를 넘어서 단지들이 꽤 많다. 파크타운(서안·롯데·삼익·대림)이 93%를 넘어셨고, 소규모 빌라가 밀집한 장안타운 건영3차(노루마을 건영빌라)는 동의율이 97.91%(144가구 중 141가구 동의)에 달했다. 수내동의 양지마을(한양3·5·6, 금호1·6, 청구2단지)도 94%에 다다랐다. 정자동 한솔마을(청구·LG·한일)과 이매동 아름마을 1~4단지(건영·태영·한성·두산삼호)도 90%를 훌쩍 넘었다.
평가 항목 중 주민동의율이 60점으로 가장 높기 때문에 동의율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분당은 최대 102점이 만점인데 주민 동의율은 60점 만점으로 95% 이상이어야 만점이다. 동의율을 95%를 기준으로 1%포인트(p) 낮아질 때마다 1.11점꼴로 점수가 낮아지는 구조다.
이에 일부 단지들은 전략적으로 주민 동의율을 공개하지 않기도 한다. 정자일로통합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동네 소유주들도 동의율을 아직 모른다"며 "단지간 경쟁이라 동의율을 공개하면 서로 평가 항목에 따라 일종의 가채점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공개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쟁 과열되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 성남시 제동
단지마다 동의율을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아파트 소유주에게 연락을 취해 설득하기도 하고, 최근 집주인이 바뀐 경우엔 잔금을 치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새 주인에게 동의서를 받기도 한다. 단지 내 엘리베이터 등에 미동의 세대에 언급하며 동의를 요구하는 글을 남기는 사례도 나타나기도 했다.
동의를 받기 위한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성남시가 제동에 나섰다. 지난 12일 성남시는 선도지구 공모 등을 준비하는 아파트 단지에 안내문을 보내 "개인정보 유출로 의심되는 게시물을 지정되지 않은 곳에 부착하는 등 동의서 징구 과정에서 여러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발적인 참여 의사가 반영되도록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성남시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에서도 문제가 돼 국토부에서 요청이 왔다. 주민 동의 안한 세대들로부터 전화로 민원 등도 들어왔다"며 "미동의 세대 공개에 대해 제재할 권한은 없어 아파트 관리 주체인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에 안내문을 발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의율 높아지니 변수는 '추가 점수'
각 단지들은 올해 선도지구 최대 공모 물량인 1만2000가구에 포함되기 위해 추가 점수 확보전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추가 공공기여 여부 등은 아직 어떻게 할지 의사결정을 안 했다. 주민 동의를 계속 받으면서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파트 명의가 넘어가는 사례가 있어 그런 내용까지 반영해 선도지구 공모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새로 짓는 아파트에 대해 장수명 주택 인증을 받겠다는 재건축 계획을 포함하면 최대 3점, 추가 공공기여를 약속하면 최대 6점을 더 받을 수 있다.
이런 변수들을 고려하면 선도지구 공모 신청은 오는 26~27일에 몰릴 것이란 예상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접수 기간 동안 순차적으로 성남시에 방문해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접수증을 배부한다"며 "문의 전화가 많이 오는데 아파트 단지들이 최대한 동의서를 받아 26~27일에 신청하러 온다는 얘기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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