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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 영화·음악 편애?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문화콘텐츠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 음악 등 특정 부문을 '편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모태펀드의 지원을 받아 총 620억원 규모의 4개 영상펀드가 결성된 데다 대기업 및 영화 배급사 등의 지원을 바탕으로 영화, 음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조합들이 잇달아 결성되고 있다.

반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할 시점을 맞고 있는 게임 분야는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조합이 최근 2~3년 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 업계 외부에서는 창업투자사들의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가 특정 분야에 편중돼, 산업의 고른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벤처캐피털 IT·BT 이어 CT에 '촉각'

지난 1990년대 말 '벤처 붐' 이후 정보기술(IT)에 이어 바이오기술(BT)이 벤처캐피털들의 '입맛'을 자극했다. 이들 분야와 함께 최근에는 문화기술(CT)이 '붐'을 이루고 있다 싶을 정도로 창투사들에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조합 가운데 내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즉 현재 투자여력이 있는 것은 40여 개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결성된 총 신규 투자조합의 수와 맞먹는 수준.

최근 몇 년 사이 문화콘텐츠 산업의 높은 성장세와 함께 미래시장에서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벤처캐피털의 투자도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는 개별 콘텐츠에 대한 프로젝트 투자가 활성화됨으로써, 창투사 입장에서 보다 빠른 기간 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문화콘텐츠 분야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중소기업청은 지난 6월 경 국내 25개 벤처캐피털이 신청한 8천억원 규모의 하반기 투자조합 결성 계획을 접수한 결과 문화콘텐츠 분야에 투자하고자 하는 조합의 규모가 2천300억~2천400억원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히기도 했다.

◇창투사 문화콘텐츠 전문 투자조합 현황
조합명
운용 창투사
만기
규모
주요투자분야
센츄리온멀티미디어투자조합
센츄리온기술투자
2006.3
60억원
음반,영상물
이수엔터테인먼트1호
이수창투
2006.3
100억원
//
튜브영상투자조합2호
튜브인베스트먼트
2006.3
100억원
//
드림영상IT벤처3호투자조합
드림벤처
2006.4
80억원
//
씨제이창투3호영화투자조합
CJ창투
2006.4
80억원
영화
새턴벤처8호펀드
새턴창투
2006.5
70억원
음반,영상물
제우메가영상벤처투자조합
제우창투
2006.5
80억원
//
한솔아이벤처스투자조합제2호
한솔아이
2006.5
171억원
//
비티아이씨제1호투자조합
포이보스창투
2006.6
100억원
//
MBC무한영상투자조합2호
무한투자
2006.10
100억원
//
MBC무한영상투자조합1호
무한투자
2006.11
50억원
//
한솔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
HS창투
2006.11
100억원
//
KTIC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
한국기술투자
2006.11
108억원
//
IMM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
IMM인베스트먼트
2006.12
123억원
//
씨제이4호게임전문투자조합
CJ창투
2006.12
100억원
게임
한솔게임제2호창업투자조합
HS창투
2006.12
100억원
//
스카이라이프콘텐츠투자조합
한국IT벤처투자
2006.12
200억원
음반,영상물
MVP창투2호투자조합
MVP창투
2007.1
70억원
//
소빅2호투자조합
소빅창투
2007.4
50억원
//
일신&코코콘텐츠벤처투자조합
일신창투
2007.4
60억원
//
IMM12호벤처투자조합
IMM인베스트먼트
2007.5
100억원
게임
보광12호투자조합
보광창투
2007.5
25억원
음반,영상물
호서문화콘텐츠투자조합1호
호서벤처투자
2007.7
100억원
//
제일벤처펀드6호
제일창투
2007.11
30억원
//
씨제이창투5호방송영상투자조합
CJ창투
2007.11
140억원
//
엠벤처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
엠벤처투자
2007.12
95억원
//
소빅디지털영상콘텐츠투자조합
소빅창투
2008.1
500억원
//
씨제이창투6호영화투자조합
CJ창투
2008.1
90억원
//
미래에셋벤처투자조합4호
미래에셋벤처투자
2008.12
100억원
//
아스텍영상투자조합
아스텍창투
2008.12
32억원
//
튜브방송영상콘텐츠1호투자조합
튜브인베스트먼트
2008.12
150억원
//
MVP창투6호투자조합
MVP창투
2008.12
90억원
//
MVP창투03-9투자조합
MVP창투
2008.12
132억원
게임
CJ창투방송영상콘텐츠2호투자조합
CJ창투
2008.12
140억원
음반,영상물
바이넥스트엔터테인먼트1호투자조합
바이넥스트
2008.12
100억원
//
코웰엔터테인먼트투자조합
코웰창투
2008.12
100억원
//
넥서스영상컨텐츠투자조합
넥서스투자
2008.12
90
//
이수엔터테인먼트2호
이수창투
2009.6
110억원
//
일신음악엔터테인먼트전문투자조합
일신창투
2009.8
100억원
//
아이벤처영상투자조합
아이벤처투자
2009.12
100억원
//
센츄리온영상지식서비스투자조합
센츄리온기술투자
2010.10
100억원
//
※지난해까지 결성된 조합 가운데 만기가 올해 이후인 문화콘텐츠 관련 투자조합.

◆영상 전문 투자조합 급증

이런 가운데 무엇보다 영화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조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반기 들어 모태펀드의 지원을 받은 엠벤처투자, 센츄리온기술투자는 각각 150억원의 규모의 영상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또 MVP창투가 120억원, 화이텍기술투자는 100억원 규모로 조합을 만들어 총 620억원 규모에 이르는 영화 투자 전문 조합이 마련됐다.

최근 보스톤창투와 IMM인베스트먼트도 통신 대기업 및 영화배급사 등의 출자를 받아 각각 205억원, 300억원 규모의 영상투자조합을 만들었다. KB창투도 케이앤엔터테인먼트 등과 손잡고 100억원대 규모의 영상투자조합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파트너스벤처캐피털은 지난 SK텔레콤 및 서울음반 등과 손잡고 음악 부문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100억원 규모의 1호 투자조합을 결성한 데 이어, 같은 성격의 2호 조합 결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KTB네트워크도 최근 같은 출자자들의 자금을 바탕으로 200억원 규모의 음악 전문 투자조합을 만들었다.

이처럼 영화 및 음악 부문에 투자하는 조합이 속속 생겨나는 가운데 게임 전문 투자조합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어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 편중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과거 결성된 문화콘텐츠 관련 투자조합들은 대부분 영화와 음악,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에 주로 투자하는 것들이었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조합 가운데 내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게임전문 펀드는 'MVP창투03-9투자조합' 등 4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2개 투자조합은 내년 12월에 해산될 예정이어서 자금회수 기간을 고려했을 때 신규투자가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

이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근심스러워하는 표정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해외업체가 국내 주요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고 나서는데 대해, 게임 개발 기술 및 운영 노하우 등이 유출됨으로써 국제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상조합 많은건 자금조달 쉽기때문...각 분야 투자재원 부족치 않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 업체들은 문화콘텐츠 분야에 대한 창투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분야에 투자가 치우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과거에 결성된 조합을 비롯해 최근 만들어지고 있는 펀드들이 영화나 음악 등에 주로 투자하는 조합이지만, 이들을 통해서도 게임 등 여타 콘텐츠 분야에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대한 투자재원도 부족하지 않다는 것.

대부분의 투자조합은 일정 비율까지만 지정 분야에 투자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업무집행조합원(GP)의 재량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IT나 바이오 등 전문 투자조합을 통해서도 일정 정도는 어느 콘텐츠 분야에나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바이넥스트의 박근진 이사는 "영화에 주로 투자하는 조합이 늘고 있는 것은 콘텐츠산업의 성장과 함께 판권확보 경쟁을 위해 이동통신사 및 영화배급사 등이 적극적으로 출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타 분야에 비해 출자금 모집이 쉽다는 게 영상 분야 조합 결성의 주된 이유라는 말이다.

박 이사는 "온라인게임의 경우 해외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어 수출 모델을 통해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여러 창투사들이 계속해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우 보스톤창투 사장도 "아직까지 영상 관련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벤처캐피털들이 특별히 영화 및 음악 분야에 치우친 관심을 보일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게임 및 애니메이션 분야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신규조합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업체라면 얼마든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재원 부족에 대한 우려는 벗어던져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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