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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뇌전증 환자에 희소식…발작 억제 진단 기술 나왔다


표준연, 나노물질 기반 질병 진단과 치료 기술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이호성)은 국내 대학병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나노물질을 기반으로 한 첨단 질병 진단 기술과 치료 시스템을 개발했다.

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은 세브란스병원 이상국 부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뇌전증 환자의 치료약물 모니터링을 위한 새로운 진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진단법만큼 정확하면서 걸리는 시간과 비용은 줄어 환자의 질병 관리 부담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다수의 뇌전증 환자는 일상에서 발생하는 습관성 발작을 억제하기 위해 ‘항경련제’를 복용한다. 환자들은 정기 검사를 통해 체내의 항경련제 농도를 추적 관리해야 한다. 혈중 약물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치료 효과를 높이고 과다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KRISS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물질 기반 항경련제 농도 진단 기술’은 기존의 약물 농도 진단법보다 검출 속도와 민감도를 크게 높였다. [사진=KRISS]
KRISS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물질 기반 항경련제 농도 진단 기술’은 기존의 약물 농도 진단법보다 검출 속도와 민감도를 크게 높였다. [사진=KRISS]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는 항경련제 농도 진단 기술은 검사 정확도와 소요 시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면역측정법은 유사 약물과 교차 반응이 발생해 검사 정확도가 떨어진다.

높은 정확도를 위해 시료를 전기분무 방식으로 이온화한 후 분석하는 질량분석법도 사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고 진단 비용이 많이 들어 환자의 부담이 크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나노물질을 통해 기존 질량분석법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물질인 몰리브덴 디텔루라이드(MoTe2)와 텅스텐 디텔루라이드(WTe2) 혼합물을 분석 시료에 투여한 후 레이저로 이온화한 결과, 진단 약물의 검출 속도와 민감도를 크게 높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실제 뇌전증 환자 120명의 시료를 연구팀이 개발한 진단 기술로 분석한 결과, 기존 진단법에 비해 신뢰성을 99.9% 이상 유지하면서 소요 시간은 16분의 1 수준으로 단축했다.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시료의 양도 10배 이상 늘어나 검진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은 서울대병원 김정훈 교수팀과 협업해 망막 질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약물 전달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했다.

황반변성(AMD), 당뇨병성 망막병증(DR), 미숙아 망막병증(ROP)을 비롯한 대부분의 망막 질환은 안구 내 활성산소(ROS)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다. 활성산소가 과다 생산되면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망막 세포 손상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이유로 망막 질환을 치료할 때 산화 스트레스 방지 성분을 포함한 약물을 안구 내 유리체에 주사한다. 문제는 유리체에 주입된 치료 성분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 분해되는 경우가 많고 지속 시간이 짧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다공성(多孔性) 구조의 실리카 나노물질을 매개로 한 신규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물질 안에 치료 성분인 휴매닌(HN)을 캡슐 형태로 저장해 주입하는 방식이다.

나노물질이 치료 성분을 보호하기 때문에 목표 부위까지 안전하게 전달되고, 산화 스트레스가 감지될 때만 성분을 방출하기 때문에 주사 1회당 효과 지속 시간도 길다.

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이태걸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출연연과 국내 대학병원이 협업했다는 점에서 뜻 깊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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