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지프가 오랜 기간 신차 공백을 깨고 출시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어벤저.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이 좋지 않음에도 상품성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시승에 준비된 차량은 어벤저 '알티튜드' 트림이다. 어벤저는 편의·안전 사양에 따라 '론지튜드'와 '알티튜드' 2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상위 트림인 알티튜드는 론지튜드의 편의사양에 열선이 포함된 파워-폴딩 미러, 핸즈 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운전석 전동 시트, 마사지 기능, LED 실내등, 차선 중앙 유지 시스템, 사각 지대·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 총 8개의 파크센스 전·측 주차 센서 등이 추가된다.
어벤저의 첫 인상은 기존 지프의 상남자 이미지와는 정반대되는 느낌이었다. 어벤저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4085mm, 전폭 1775mm, 전고 1530mm, 축간거리 2560mm로 매우 컴팩트한 사이즈다. 이는 같은 소형 전기 SUV인 기아 EV3보다 모든 제원이 작다.
지프는 어벤저를 지프 고유의 아이코닉한 디자인 요소를 재해석한 기능 지향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박시 스타일의 차체, 각진 세븐-슬롯 그릴, 전면 센서 부근에는 어벤저가 디자인된 이탈리아 토리노를 가리키는 나침반 '이스터 에그'를 적용하는 등 특별한 디자인 요소도 숨겨져 있다.
후면에는 전기차임을 드러내는 충전 플러그 형상의 파란색 레터링 'e'를 부착하고, LED 테일 램프에 적용된 X자 '제리캔' 디자인 디테일이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또, 유럽에서는 옵션으로 제공되는 블랙 컬러 루프를 상위 트림인 알티튜드에 기본으로 제공, 세련된 투 톤 바디를 완성했다.
어벤저의 실내는 태생적으로 작은 공간에도 불구하고 넓어 보인다. 수평 구성의 대시보드가 실내 공간을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게 해주는 동시에 차량 곳곳에 기내용 캐리어 수준에 달하는 34L의 수납 공간을 배치해 동급 최상의 적재능력을 보여준다. 또, 앞좌석 센터 슬라이딩 암레스트 등을 탑재해 유연하고 적재가 편리한 공간을 마련했다.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10.25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는 작아 보이지만, ADAS 설정, 통합 공조장치 조정 등이 손쉽게 조작 가능하다. 또, 기어는 버튼식으로 구성돼 있어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었다.
2열은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좁았다. 키 180cm 이상의 장신이 앉으면 헤드룸과 레그룸은 모두 하나도 남지 않았다. 성인 남성이 앉을 경우 장시간 탑승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트렁크도 많은 짐을 싣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321L다. 2열을 접을 경우 1250L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전장이 짧은 편에 속해 차박을 하기는 부족하다.
어벤저는 지프 브랜드의 전동화를 향한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의미하는 순수 전기차로 배출가스 없이 주행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1회 충전으로 최대 292km의 주행이 가능해 일상을 벗어나 진정한 나를 충전하기 위한 모험과 열정의 여행을 언제든 떠날 수 있는 동반자로 부족함이 없다.
어벤저의 주행 성능은 지프 특유의 감성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쉬웠다. 기존 지프의 차량들은 투박하면서 거친 상남자 같은 매력이 있었지만, 어벤저는 가속 페달에 발을 얹으면 상남자의 매력은 사라진 느낌이다.
가속 능력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어벤저는 전 트림에 54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본 탑재하고 있다. 전기 모터가 최대 출력 115kW, 최대 토크 270Nm의 힘을 발휘한다.
정숙성도 만족스럽다. 저속에서는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았으며, 고속에서는 노면음이나 풍절음이 약하게 들렸지만, 대화나 음악을 듣는데 방해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급격한 코너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를 지나갈 때는 스티어링 휠이 살짝씩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소형 SUV이다 보니 커브를 돌 때 쏠리는 느낌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어벤저의 주행거리는 짧은 편이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292km다. 충전은 완속(AC)과 급속(DC) 타입 모두를 지원하며, 고속 충전기 기준으로 평균 약 24분만에 배터리 잔량 2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어벤저의 매력은 오프로드에서 드러난다. 소형 전기차임에도 어벤저는 지프만의 오프로더 본능을 실현했다. 실제 오프로드를 달려본 결과 거침없이 경사로, 진흙 등을 거침없이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프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과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을 통해 에코·일반·스포츠 모드 외에 샌드·머드·스노우 등 다양한 주행 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전천후 성능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리막 주행 제어 장치(HDC) 기능을 기본 제공해 내리막길 주행 중 속도 제어가 가능하고, 저속영역에서는 오프로드 주행을 돕는다.
또, 어벤저는 동급 대비 가장 넓은 진입각(20°)부터 브레이크 오버각(20°), 이탈각(32°)을 확보, 정통 오프로더 브랜드의 막내답게 울퉁불퉁한 지형도 거침없이 주파한다. 이러한 진입각·이탈각 등을 확보하기 위해 어벤저는 최고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e-CMP2 모듈식 전동화 플랫폼을 채택하고, 지프 전체 부품 중 60% 이상을 지프 전용 부품으로 구성했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후면 오버행을 최소화해 30mm 더 짧아졌음에도 동일한 충격 흡수 능력을 발휘하는 새로운 크래쉬 박스를 탑재했다.
전반적으로 어벤저는 온·오프로드 모두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전천후 도심형 전기 SUV다. 다만 소형 SUV의 한계는 뛰어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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