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진성 기자] 독일 쾰른에서 개최된 글로벌 최대 게임전시회 '게임스컴 2024'가 5일간의 대장정을 끝으로 폐막했다. 국내 게임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올해 게임스컴이지만, IP(지식재산권) 파워면에서는 꾸준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1일(현지시각) 개막한 게임스컴은 25일 마무리됐다. 전야제 행사인 '오프닝나이트라이브(ONL)' 사회자인 제프 케일리에 따르면 올해 게임스컴에는 총 33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32만명을 기록한 전년 대비 1만5000명 이상 많은 수치지만, 역대 최대였던 37만명에는 못미쳤다.
게임스컴은 북미 게임쇼 'E3'의 폐지 후 글로벌 최대 게임전시회로 거듭났다. 올해는 역대 최대인 64개국, 1400개 이상의 개발사가 참가한 바 있다.
◇ 콘솔 신작 사이에서도 '아시아 존재감'↑…국내 게임사 약진 두드러져
서구권에서 열리는 최대 게임전시회인 만큼, 아시아권에서 강세를 보이는 모바일, PC 플랫폼보다는 여전히 콘솔의 영향력이 강해보였다. 대다수의 신작이 플레이스테이션, PS 등 콘솔을 지향하고 있었으며, 모바일 부문 신작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게임쇼의 기조자체가 콘솔인 만큼, 그동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게임사들의 영향력은 크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게임스컴에서는 일본을 제외하고더라도 중국, 그리고 국내 게임사의 부스들이 각 홀을 점령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국내 게임사로는 넥슨, 크래프톤, 펄어비스, 네오위즈, 카카오게임즈 오션드라이브, 하이브IM 등 한국 기업과 협단체 33개가 독일 쾰른을 찾았다.
이중 △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 △크래프톤 '인조이', '다크앤다커 모바일' △펄어비스 '붉은사막' 등 신작 시연부스에는 방문객들이 몰리며 장사진이 형성됐다. 시연을 위한 대기줄만 기본 3~4시간 이상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인조이'의 시연 대기 시간은 5시간을 넘어섰으며,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체험에는 3일간 1만명이 넘는 시연 참가자가 몰렸다.
일본에서는 △캡콤 △반다이남코 △SNK 등 게임사가 참가해 일본이 전통의 게임강국임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신작 '몬스터헌터 와일즈'로 부스를 꾸민 캡콤의 부스는 게임스컴 기간 내내 많은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였다.
중국 게임사들은 본국에서 개최되는 '차이나조이'만큼이나 이번 게임스컴에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텐센트 △넷이즈 △호요버스 △시선게임즈 등은 각 홀 최대 규모로 부스를 꾸몄으며, FPS부터 메카닉까지 다양한 컨셉, 장르의 신작들을 선보이며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레나 브레이크아웃'과 '델타 포스: 호크옵스', '메카 브레이크' 등 신작은 서구권 게이머들의 취향까지 제대로 저격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 K-게임, IP 파워는 아직…꾸준한 공략 필요
올해 게임스컴에서 국내 게임사가 성공적인 서구권 게임쇼 데뷔 무대를 치렀지만, IP 파워면에서는 일본과 서구권 게임사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게임스컴 2024 어워드'에서 국내 게임들의 수상은 모두 불발됐다. 앞서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비주얼'과 '에픽' 2개 부문 후보작에,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최고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후보,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가장 재미있는 게임'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은 하지 못한채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게임스컴에는 특히나 글로벌 '레전드 IP'들의 복귀가 많았다"며 "두터운 IP 팬층이 형성된 신작이 부족한 한국 게임사로서는 다소 밀리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어워드를 휩쓴 캡콤의 '몬스터헌터 와일즈'부터 반다이남코의 '리틀나이트메어3', 파이락시스게임즈의 '문명7', 유비소프트의 '어쌔신크리드: 섀도우' 등 팬덤이 두터운 IP 후속작들이 이번 게임스컴 다수 등장했다. 글로벌 대성공을 거둔 IP를 활용해 개발된 '듄: 어웨크닝', '인디아나존스: 그레이트서클' 등의 게임도 경쟁력을 과시했다.
글로벌 시장, 특히 서구권 시장 성공을 이끌어내야 하는 국내 게임사가 부족한 부분이자, 강화해야 하는 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게임스컴을 찾은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게임스컴을 방문하며 IP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랜 기간, 그리고 반복해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온 게임들에 대한 반응과 호응은 매우 컸다"며 "IP에 대한 관리나 이용자 존중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사의 서구권을 향한 IP 확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카잔' 가방을 들고 있던 한국 취재진에게 넥슨 '카잔'의 시연부스를 묻던 방문객, '검은사막'으로 펄어비스를 알게 돼 '붉은사막'의 시연부스까지 찾아온 방문객 등 서서히 국내 게임사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번 게임스컴에는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자리인만큼, 향후 지속적인 공략과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하이브IM, 스마일게이트 등 게임사 수장이 게임스컴 현장을 찾아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꾸준한 지원과 공략을 예고한 점도 고무적이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은 "한국 게임업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공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중요하다"며 "이번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사들이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고, 북미유럽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한국 게임사들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협회도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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