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체제에 분사까지…체질 개선한 엔씨, 성과로 답할까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엔씨소프트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분사 결정을 마치는 등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간 이어진 '가족 경영' 꼬리표를 완전히 떼고 재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되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박병무)는 지난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의결사항인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신설회사는 엔씨큐에이, 엔씨아이디에스 2개 비상장법인이다. 10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한다. 엔씨소프트가 창사 이래 물적분할을 통해 회사를 신설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엔씨큐에이는 QA(품질 보증) 서비스 사업 부문 전문 기업이다. 사업 영역은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서비스 및 기타 관련 사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 △정보 기술 및 컴퓨터 운영 관련 서비스 등이다. 엔씨아이디에스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 부문 전문 기업으로, 사업 영역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등이다.

회사 측은 이번 분할을 통해 각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사업 고도화를 실현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본사에 이어 해외 법인에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엔씨아메리카 대표에 진정희 전 펄어비스 아메리카 대표를 영입하고 엔씨재팬과 엔씨타이완은 임원기 CBMO(전무)를, 엔씨웨스트 대표는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겸직하는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김택진 대표의 동생이자 엔씨아메리카와 엔씨재팬, 엔씨타이완 대표를 맡았던 김택헌 수석부사장과 김택진 대표의 아내 윤송이 사장이 이끌던 엔씨웨스트 모두 전문경영인으로 채워진 것이다. 김 대표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던 이른바 가족 경영이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회사 측은 각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과 글로벌 역량 확대 등 새로운 성장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이처럼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한 건 하락세를 거듭하는 실적과 대외 이미지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2016년 출시한 '리니지M'의 대성공 이후 2021년 주가가 100만원대를 돌파하며 전성기를 누렸으나 연이은 리니지M의 자가 복제로 인한 피로감 등의 여파로 주가가 기울기 시작했다. 실적 역시 하락세를 거듭했다.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 3688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하며 증권가 전망과 달리 겨우 적자를 면하기는 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2%, 74.9%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는 강도 높은 체질 개선과 리니지 라이크에 편중되지 않은 다각화된 라인업을 선보여 실적을 개선할 방침이다. 특히 슈팅, 서브컬처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투자를 진행했다. 최근 스웨덴 소재 슈팅 게임 전문 개발사 문로버게임즈, 국내 서브컬처 게임 전문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에 판권 및 지분 투자를 완료했으며 추가 투자 기회를 적극 발굴해 사업 다각화를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자체 개발 중인 라인업도 대기하고 있다. 특히 레거시 IP를 기반으로 한 신규 장르 게임 3종의 개발이 착수한 가운데 이중 1종을 올해 4분기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나머지 2종은 각각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대작 타이틀인 '프로젝트G', '아이온2'는 당초 예정대로 2025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출시하며 'LLL'은 2025년 4분기 출시가 목표다. 2026년 이후에는 글로벌 IP 기반 신규 MMORPG를 선보인다.

박병무 엔씨 대표는 "회사의 발전은 주주와 우리의 고객인 이용자들, 경영진 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괴리가 생겨 불신이 과도하게 작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새로운 게임, 새로운 장르, 새로운 BM으로 신뢰를 회복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