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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반분양보다 조합원분양가 높은 부산 아파트…"왜"


사업 규모 확대·금융비용 증가에 조합원 부담금 높아진 탓
"침체된 부산 주택시장서 일반분양 물량 가격상향에 한계"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분양가보다 높아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고금리 속에 주택시장 침체 국면이 장기화한 부산의 한 아파트 개발사업에서 국내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현상이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일반분양자들이 치를 분양가보다 조합원 분양가가 높아진 것인데, 조합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심상찮다.

태영건설이 제시했던 거제2지역주택조합 조감도.
태영건설이 제시했던 거제2지역주택조합 조감도.

7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연제구 거제동 거제2지역주택조합(지주택)은 전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원 추가 분담금 납부 안건을 의결했다. 조합이 제시한 조합원 추가 분담금은 전용면적 기준 △59㎡ 2억5853만원 △74㎡ 3억21557만원 △84㎡A 3억6311만원 △84㎡B 3억6020만원 등이다.

거제2지역주택조합은 지하 5층~지상 48층, 전용면적 59~118㎡, 약 977가구 규모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지하철 3호선 종합운동장역 인근이고 부산종합운동장, 부산지방법원, 검찰청, 시청 등 주요 인프라가 가깝다. 현재 건축 심의를 받은 후 사업계획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조합원 분양가가 알려진 후 조합 일각에서는 일부 조합원의 분양가가 일반분양가보다 더 비싼 '기현상'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사업의 일반분양가는 평당 2600만원으로 전용 84㎡ 기준 8억8400만원 수준이다. 반면 비교적 최근 사업에 참여한 3차 조합원은 최초분담금에 추가 분담금을 더하면 전용 84㎡A 타입이 9억6831만원, 84㎡B 타입이 9억6053만원으로 일반분양가보다 비싸다.

한 조합원 A씨는 "물가가 올랐으니 분담금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내집 마련 기회를 얻기 위해 참여하는 지역주택조합이 오히려 일반분양자보다 비싼 가격에 주택을 매입하게 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 B씨는 "조합원 분담금이 일반분양가보다 낮아야 조합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하는 의미가 있지 않냐"면서 "평당 3000만원도 괜찮을텐데 일반분양가가 너무 낮게 책정(돼 이런 상황이 빚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급증한 공사비는 시공사 교체로 인한 사업 지연이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사업은 기존 시공사였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재진행하고 있다. 그 사이 금융비용이 쌓이면서 조합원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금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사업이 역세권개발사업으로 변경되면서 공사비가 더 늘었다. 사업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300%), 준주거지역(용적률400%)이었지만 지난해 사업지가 역세권 고밀개발 건축 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용적률이 최대 700%까지 완화됐다. 용적률이 완화되면서 공사비 또한 상승했다.

용적률을 추가로 받으면 사업성이 개선돼야 하는데, 문제는 늘어난 사업비용에 비해 일반분양가를 올리기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사업 비용이 늘어나면 일반분양가를 높여 조합원 이익을 높이기도 하는데, 부산의 주택시장 여건상 과도하게 분양가를 올리면 미분양 우려가 커지는 탓이다.

거제2지주택 또한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형 건설사 A사가 인근 단지 가격을 고려한 일반분양가인 평당 2600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A건설사 관계자는 "(사업 참여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게 없다"고 했다.

일반분양가 평당 2600만원의 경우 인근 단지 대비 소폭 높은 수준이다. 사업지 맞은편에 조성된 레이카운티의 경우 전용 84㎡ 분양가가 지난 5월 6억9487만원(23층)에 거래됐고, 쌍용더플래티넘거제아시아드는 5월 6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에 더해 부산 주택시장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부산 미분양은 5205가구로 5월 이후 2개월 연속 5000가구를 넘었다. 연제구의 경우 57가구로 미분양 주택이 적지만 부산 주택 시장 전체가 부진해 분양가에 대한 고민 또한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조합은 시공사 선정 속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6일 총회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충분한 설명을 했고 조합이 제시한 안건대로 잘 통과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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