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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지배구조개편]①M&A 아닌 이례적 공개매수


합병 대신 지분 8% 공개매수…18% 지분으로 '책임경영'
공개매수 가격이 기존 매입가 밑돌고 순자산 가격보다 낮아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한화에너지가 한화 주식을 공개 매수하며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최근 방산·건설·태양광·풍력 사업 부문 재편으로 형제 경영의 발판도 마련됐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한화에너지는 한화의 지배회사가 될 수 있다.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짚어본다. [편집자]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공개매수는 흡수합병(M&A)이 아니라는 점에서 예상을 벗어난 선택으로 평가한다. 공개매수는 흡수합병에 따르는 합병비율 산정 논란을 피하면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탁월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공개매수 방식은 충분한 지배력 확보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다. 공개매수 가격 논란은 불가피하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5일 한화 의결권지분 600만주(8.00%)에 대한 공개매수 계획을 밝혔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17.71%로 단숨에 한화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

그렇게 한화에너지와 한화 간 합병을 통한 경영권 승계 예상을 뒤집었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의결권 지분 50%를 가진 최대 주주다. 차남인 김동원 사장과 삼남인 김동선 전무가 각각 25%, 25%를 보유한 삼형제의 가족기업이다. 한화에너지와 한화가 '대등하게' 합병하면 삼형제의 한화 지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김승연 회장에서 삼형제로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

그러나 순자산 규모나 기업가치 측면에서 한화에너지가 대등한 비율로 한화와 합병하기는 어렵다. 이 점을 고려해 합병 대신 한화 지분 공개매수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한다.

'공개매수'는 기업 지배권의 획득이나 유지·강화를 목적으로 상장법인의 지분을 5% 이상 공개적으로 사들이는 것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기존 지분(지분율 9.70%)에 소폭 못 미치는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것이어서, 지배력 획득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지배력의 유지·강화라고 하기도 어렵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과 그 특수관계인이 지배력을 갖고 있는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이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의 한 계열사에 불과할 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공개매수는 경영권 안정을 위한 지분 확대나 지주회사의 지분율 요건 충족,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등인데 이번 공개매수는 목적이 분명하지 않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화그룹은 2019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한 적이 있다. 2022년에는 한화솔루션 물적분할 당시 주주 보호 차원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화에너지를 한화그룹의 지배회사로 만들기 위한 수순으로 공개매수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1차 공개매수에 이어 추가 공개매수를 해 지분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의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면, 동관·동원·동선 형제는 손쉽게 한화그룹의 경영권을 쥘 수 있게 된다.

이런 점 때문에 한화의 공개매수 가격이 논란이다.

한화S&C와 H솔루션,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취득 사례
한화S&C와 H솔루션,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취득 사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 지분은 옛 한화S&C가 취득했던 한화 지분이 원조다. 한화S&C는 2007년 장내 매수를 통해 한화 보통주 165만주를 1주당 7만1100원에 매입했다. 이후 한화S&C에서 분할된 H솔루션은 2019년과 2020~2021년에 걸쳐 한화 보통주를 각각 315만주, 389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당시 주당 취득단가는 각각 2만5283원, 2만9419원이다. 2021년 H솔루션이 한화에너지에 합병되면서 한화에너지는 2021년 추가로 한화 지분 549만주를 주당 3만4712원에 매입했다. 한화에너지는 2021년에도 727만주의 한화 보통주를 3만4108원에 매수했다.

한화S&C와 한화에너지의 기존 한화 지분 취득단가는 1주당 3만8924원으로, 공개매수 가격은 29%나 할인된 수준이다. 한화의 주당순자산가치(10만4254원)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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