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K-뷰티에 이어 K-패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패션 기업들도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패션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파리의 패션쇼에 꾸준히 참석하며 반응을 확인하고, 매장을 오픈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글로벌 브랜드 준지는 2007년 파리컬렉션에 첫 진출한 이후 1년에 2회 파리패션위크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2025년 봄여름 시즌 컬렉션을 진행했다. 준지는 '워크뛰르(WORKOUTURE, 워크+꾸뛰르)'를 테마로, 클래식한 워크웨어와 1950년대의 오뜨 꾸뛰르(소수의 고객을 위한 고급 맞춤복)를 믹스해 서로 상반된 두 개의 컨셉을 준지만의 트위스트로 표현했다.
준지의 이번 컬렉션에는 국내외 언론과, 바이어, 셀러브리티·인플루언서 등 패션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준지는 해외에 단독 매장은 없지만 중국·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주요 백화점과 편집숍 등 130여 개의 매장에 입점해 홀세일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준지의 2021~2023년 해외 사업의 경우 평균 성장률은 30~40%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 기업 한섬은 시스템과 시스템 옴므를 주축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시스템은 지난달 20일 파리패션위크에서 단독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는데, 국내 토종 패션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2019년부터 매년 두차례씩 12회 연속으로 참가 중이다. 이번 발표에서 전 세계 20여개국 출신의 패션 관계자와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남녀 의류 등 글로벌 컬렉션 신제품 200여 종을 선보였다.
지난 2019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첫 진출한 시스템의 해외 수출 규모는 매년 연평균 30% 이상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섬 관계자는 "기존에는 한섬이 글로벌 패션 관계자들에게 프레젠테이션 참여를 부탁했는데 올해는 5월부터 해외 관계자들에게 먼저 문의가 올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사전 홀세일 상담 문의 또한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시스템은 올해 패션위크와 동시에 파리 마레지구에 첫 번째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시스템·시스템옴므 파리'도 열었다. 올해부터 유럽 현지의 패션 시장 공략 속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달에는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단독 팝업스토어를 연다. 현재 시스템은 21개국 59개 업체와 홀세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타임도 올해 2월 처음으로 파리패션위크에 참석하며 글로벌 패션 시장에 진출했다. 타임은 오는 2026년까지 파리의 주요 거리에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주요 백화점 단독 매장 개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2월 타임은 처음으로 파리패션위크에 참석했다. '더 타임'이란 이름으로 글로벌 컬렉션을 출시해 시스템에 이어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F는 전통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와 남성복 '마에스트로', 밀레니얼 캐주얼 '던스트'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헤지스는 글로벌에선 첫 무대로 지난 200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고급 이미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중국 내 대표 캐주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매출은 매해 두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늘었다. 기존 남성복과 여성복에 이어 골프웨어와 액세서리 라인까지 카테고리를 넓힐 계획이다.
2013년 진출한 대만 시장에선 현재 2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년 두자릿수 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며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상승했다.
2017년 진출한 베트남 시장에서도 현재 9개 매장을 운영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히 헤지스 골프는 베트남 현지의 상류층과 고위층 골프 고객을 선점하며 골프 브랜드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마에스트로는 2022년 9월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현재 2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마에스트로는 베트남을 시작으로 향후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던스트는 브랜드 론칭 5년 만에 국내 MZ세대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한 후 해외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던스트는 2022년 하반기부터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중국, 홍콩, 일본 등 미주, 유럽, 아시아 내 20개국의 백화점 및 온오프라인 편집숍을 대상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했다. 최근에는 중국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K-패션 브랜드로의 본격 도약을 위한 발판 또한 마련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굴지의 글로벌 브랜드가 모이는 파리패션위크는 전 세계 패션 관계자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인데 오랜 기간 글로벌 반응을 확인한 결과 최근 들어 한국 브랜드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는 걸 느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 수십년된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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