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공차 중량이 많이 나가는 SUV는 연비가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토요타 하이랜더는 이같은 편견을 완벽히 깨준 차량이다.
하이랜더는 2.5L 하이브리드 7인승 SUV 차량이다. 1세대가 2001년에 출시돼 현 4세대에 이르기까지 약 20년의 역사를 지닌 토요타의 대표 기함이다. 북미를 중심으로 호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성을 꾸준히 인정받아왔다.
시승에 준비된 차량은 하이랜더 플래티넘 트림이다. 시승 구간은 시내 주행을 포함한 서울 합정역에서 경기도 고양시 등 약 100km다.
하이랜더의 첫 인상은 덩치가 생각보다 커 둔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이랜더는 188마력을 내는 2.5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에 MG2 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가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 246마력을 발휘한다. 이런 강력한 수치는 첫 인상이 틀렸다는 것을 곧바로 증명해줬다.
하이랜더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자 부드럽게 출발하면서 매끄럽게 속력을 높인다. 특히 고속주행에서 치고 나가는 느낌은 없지만,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기에 속도를 체감하기 힘들었다.
급격한 코너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를 지나갈 때 하이랜더의 진가가 발휘된다. 저중심·경량화·고강성을 자랑하는 TNGA-K 플랫폼의 단단한 유니바디 구조로 기민한 움직임이 가능했다. 서스펜션의 충격 흡수도 부드러워 만족스러웠다.
다만, 정숙성은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MG2 모터가 엔진에 구동력을 보탤 때는 엔진음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엔진이 많이 개입될 때는 디젤차를 탄 것처럼 엔진소리가 크게 들리고 진동이 많이 느껴졌다.
하이랜더의 높은 연료효율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하이랜더의 공인 복합연비는 13.8km/L다. 실제 100km 가량을 운전해보니 15.3km/L 기록했다.
이 같은 연비가 놀라웠던 이유는 하이랜더의 크기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965㎜, 전폭 1930㎜, 전고 1755㎜, 축간거리 2850㎜다. 경쟁 차로 꼽히는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약간 작은 크기지만 실제 크기 차이가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둥그렇고 중후한 느낌이다. 전면은 하이랜더의 강인한 존재감을 잘 표현했다. 특히 전면에 있는 입체적 조형의 블랙 그로시 메시 그릴은 사다리꼴 형태의 토요타 SUV 패밀리 룩을 적용해 하이랜더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낸다.
측면은 차체 표면을 자유롭게 흐르는 듯한 라인이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이러한 하이랜더의 외관 디자인은 '당당한 비율 속 강렬한 인상'이라는 이미지를 구현한다.
후면은 볼륨이 강조된 리어 펜더, 하단 리플렉터를 통해 강인하고 대담한 모습을 연출했다.
내부도 크기에 걸맞게 널찍하다. 특히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시작되는 메탈릭 센터 프레임이 조수석으로 이어지는 수평 기조를 강조했다. 또, 고급스러운 소재와 컬러의 조합을 통해 편안한 프리미엄 SUV 공간을 제공한다. 또, 12.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아래에 물리버튼이 다른 차량보다 많이 적용돼 있어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2열도 계단식으로 배치된 독립식 캡틴시트가 적용돼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특히 2열 창문에는 수동식 햇빛가리개가 있어 더욱 편안한 탑승이 가능해 보였다.
다만 3열은 2열 뒤편에 있는 배터리와 2열 바닥에 있는 배터리 냉각을 위한 송풍구로 인해 많이 좁은 편이다. 헤드룸은 넉넉하지만 레그룸이 많이 부족해 다리가 많이 구부러진다.
적재공간은 넉넉하다. 기본 용량은 453L지만, 2열과 3열 풀 폴딩이 가능하다. 이 경우 1380리터까지 늘어나 캠핑, 차박 등 모든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하이랜더는 가족이 함께 이용하기 적절한 차라고 생각이 들었다. 넓은 공간에서 모두가 편안하게 탑승 가능하고 안정적인 승차감이 가족용 '준대형 하이브리드 SUV'를 찾는 소비자에게 적절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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