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오는 7월말에서 8월초 개최되는 파리올림픽은 기록과 전쟁보다는 ‘폭염과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올림픽’이 될 것이라며 선수들의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파리는 1924년 이후 1.8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도쿄올림픽도 ‘무더운 올림픽’으로 꼽히는데 이번 올림픽은 이보다 더 심각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는 30도를 웃도는 고온과 70% 넘는 습도 등으로 선수들이 결승선에서 구토하고, 기절하고,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데려가기 위해 휠체어가 배치되기도 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지 등은 18일 “기후변화에 대한 뚜렷한 대책없이 지속해 화석 연료를 사용하면서 3년 동안 세계는 더 따뜻해졌다”며 “극심한 더위로 인해 스포츠 경기가 어려워지고, 선수들이 고통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리올림픽 기간 ‘폭염과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은 ‘프런트러너(FrontRunners)의 에마 포콕(Emma Pocock)은 “파리올림픽은 도쿄올림픽의 무더위 기록을 능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구 가열화가 계속하면 여러 스포츠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24년 이후 프랑스 수도 파리의 연간 기온은 1.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평균적으로 ‘더운(hot) 날(25C↑)’은 23일, ‘매우 뜨거운(scorching) 날(30C↑)’은 9일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파리는 1947년 이후 50번의 폭염을 경험했고 기후위기로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7~8월 올림픽이 개최되는 시기에 기록적 폭염으로 프랑스에서 1만4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적도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선수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완화 조치를 제안했는데 문제는 극심한 무더위로 스포츠 경기가 언제, 어디에서 불행한 일이 발생할 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운동선수들이 경험하는 환경적 열 스트레스 수준은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폭염의 확산, 강도와 기간 증가 등으로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우 무덥거나 습한 환경은 운동선수의 심부 체온 조절을 어렵게 만든다. 특히 지구력 경기에서 신체적 성능을 떨어트린다. 극심한 더위 속에서 운동선수는 열경련에서부터 생명을 위협받는 열사병까지 위험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한결같이 ‘무더위’가 걱정된다고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전했다. 호주의 한 경보 선수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인데 선수들의 건강과 생명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극심한 더위는 일반 대중에게 침묵의 살인자로 잘 알려져 있고, 사전 준비 등이 잘 갖춰져 있더라도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면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