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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량 성공적일까"…롯데온·11번가 '군살 빼기'


11번가, 지난해 희망퇴직 단행 후 사옥까지 이전
롯데온은 출범 후 첫 희망퇴직까지 나서며 '분투'
"차별화된 소비자 편익 구현해야 체중감량 성공"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이커머스 기업들이 인력 효율화를 외치며 잇따라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계속된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꺼낸 카드인데, 차별화한 소비자 편익 제공에 성공하지 못하는 등 미래를 도모할 장기 계획이 마땅치 않을 경우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을 개연성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온 CI. [사진=롯데온]
롯데온 CI. [사진=롯데온]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 부문인 롯데온은 지난 5일 임직원의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대상은 근속 3년 이상 직원이며 2021년 6월 7일 이전 입사자 중 재직 또는 휴직 상태라면 신청할 수 있다. 신청 기한은 오는 14일까지다.

내부 심의 후 희망퇴직 승인을 받게 되면 퇴직 시 6개월 치 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받거나 6개월간 유급휴직 후 퇴사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앞서 롯데온은 지난달에도 저성과 임직원을 중심으로 면담을 진행해 권고사직에 나선 바 있다.

인적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이 주요 골자다. 롯데온은 작년 8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2020년 출범 후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도 2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4억원 늘었다.

국내 1세대 이커머스 기업 11번가도 사옥 이전으로 비용 절감을 이어간다. 2017년부터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5개 층을 사용했던 11번가는 오는 9월 경기도 광명의 유플래닛 타워로 둥지를 옮긴다.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단행했던 11번가는 서울스퀘어 임대 계약 종료에 맞춰 이전을 결정했다. 유플래닛 타워는 같은 평형 기준으로 월 임대료가 서울스퀘어의 3분의 1 수준으로 사옥 이전으로 임대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11번가 사옥이 위치한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건물. [사진=구서윤 기자]
11번가 사옥이 위치한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건물. [사진=구서윤 기자]

그러나 두 기업 모두 인력 효율화 작업 이후 성장을 도모할 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롯데온은 2022년 '새벽배송'을, 지난달에 롯데마트몰 상품을 2시간 내 배송하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종료하며 경영 효율화를 꾀했다. 하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사들에 밀려 점유율 한 자릿수에 머무는 등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면서 결국 인력 재편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11번가 역시 지난 2022년 10월 야심 차게 공개했던 마이데이터 서비스 '머니한잔'을 종료하는 등 신사업에서 고전했다.

머니한잔은 크게 내 소비, 내 자산, 소비태그 등 세 항목으로 나눠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5월에는 전체 쇼핑데이터를 분석해 쇼핑 트렌드를 알려주는 '머니한잔 소비 연구소'도 운영하며 서비스 강화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출시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종료하게 됐다.

이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장기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가 개발, 제공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이후 많은 업체가 생겨났는데 각 업체를 대표할 만한 서비스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C커머스'(차이나+이커머스)를 가격 때문에, 쿠팡은 새벽 배송을 보고 선택한다. 하지만 나머지 업체는 선택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차별화된 소비자 편익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경쟁사에 가격과 속도에 밀리면서 서서히 쇠퇴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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