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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은 위기 극복 '강행군' 하는데…일부 노조, 파업 '쇼잉'


전삼노, 단체 연가…참여 인원은 비공개
연차 사용률 되려 낮아…생산 차질 없어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신(新)경영 선언' 31주년을 맞은 7일 삼성전자 노조가 창사 55년 만에 첫 파업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기감이 안팎으로 커지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경영진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사업 협력 확대를 위해 2주간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호텔에서 삼성 임원진들에게 '신경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이날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에 나섰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000여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 수준이다. 조합원 대부분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소속으로 알려졌다.

전삼노는 이번 연가 투쟁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사상 첫 연가 투쟁이 조합원 자의에 의해 결정됐으면 하는 취지로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삼노의 연가 투쟁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이나 경영활동에 차질은 없었다. 이날은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로, 원래 휴가를 계획한 직원이 많아 생산에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 때와 비교하면 올해 연차 사용률이 다소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는 현충일 전날인 6월 5일이 월요일이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번 파업 선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출하량 부족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징검다리 연휴이고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자동화 생산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삼성전자는 휴가를 신청한 임직원 비율이 예측가능한 범위였던 만큼 미리 생산 일정과 인력 배치를 선제적으로 조정해 전삼노의 연가 투쟁에 대처했다.

특히 이날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말하며 이른바 '신경영 선언'을 한 지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기점으로 삼성전자는 기존의 양적 위주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사업 기조를 탈바꿈했다. 이 선대회장은 1993년 삼성의 문제점을 담은, 이른바 '후쿠다 보고서'를 읽고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된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다"라며 "질을 위해서라면 양을 희생시켜도 좋다"며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최근 실적 부진과 생성형 인공지능(AI) 확대에 따른 반도체 시장의 급변, 노조의 파업 선언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보통 연말에 하는 사장단 인사를 하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21일 이례적으로 반도체 사업의 수장을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한 것도 삼성전자의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삼성전자는 주력 반도체 산업에서 작년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내고,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기는 등 고전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선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 인텔이 거센 추격을 시작했다. 모바일 사업에서도 지난해 한때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애플에 내주기도 했다.

2021년 11월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책임자(CEO)와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의 위기의식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2주 간의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 회장은 미국 동부 워싱턴부터 서부 실리콘밸리를 횡단하며 AI와 반도체 분야 기업을 비롯해 미 정계 인사를 만나는 등 30여개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미국 동·서부 출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주요 글로벌 기업 CEO 20여명을 만난 바 있다.

특히 이번 출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위해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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