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횡령 혐의에 대한 구속 여부가 오는 16일 결정되는 가운데, 태광그룹은 이번 사법 리스크가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태광그룹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이 전 회장이 받는 혐의는 대부분 그룹 경영을 총괄했던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이 저지른 일들"이라며 "김 전 의장은 검찰 수사에서 자신의 범법 행위가 드러나고 사법처리될 위기에 처하자 이 전 회장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전 회장은 태광그룹 계열사를 통해 불법 비자금을 조성하고, 태광CC를 통해 계열사 공사비를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태광그룹은 비자금 조성 주체가 김 전 의장이라고 지목했다. 태광그룹에 따르면 최근 내부 감사를 통해 김 전 의장이 부외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했고, 지난 9일 서울서부지검에 배임 등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김 전 의장은 2015년 5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주요 계열사 요직에 있던 자신의 측근들에게 급여를 과다 지급한 뒤 일부를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84차례에 걸쳐 8억7000만원의 부외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의장은 측근들을 복수의 회사에 허위 등기해 이중 급여를 지급하거나 실제 연봉보다 많은 초과 급여를 송금한 뒤 되돌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부외자금 조성에 동원된 임원들은 대부분 김 전 의장이 태광그룹 인사권을 장악한 뒤 외부에서 영입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태광골프연습장 공사비 대납 사건은 김 전 의장이 자신의 비리를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광그룹 측은 "김 전 의장은 지난 2015년 태광CC 클럽하우스를 증축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비를 부풀려 지인 업체에 몰아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의장이 태광CC 공사 과정에서 저지른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이 전 회장 개인 소유의 골프연습장 보수 공사도 함께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당시 골프연습장은 태광CC 대표인 김 전 의장이 위탁관리를 맡고 있는 상태였다"고 언급했다.
약 8000만원 상당의 법인 카드 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경영 공백기에 계열사 법인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으며, 이는 경찰 조사에서 이미 충분히 소명됐다"고 설명했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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