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SK는 창립 초기부터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예리한 안목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시각은 첨단 컴퓨팅의 방향성을 만들 때도 우리를 글로벌 혁신의 선두주자 자리에 올려놨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미국 출장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그룹의 인공지능(AI) 전략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러한 최 회장의 발언은 최근 본격적인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계열사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영역에서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최근 미국 출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만났다"며 "황 CEO는 선견지명 있는 리더로, 수년 전 AI의 잠재력을 보고 획기적인 혁신을 터뜨릴 컴퓨팅 성능을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SK는 창업 초기부터 혁신 기술에 대해 예리한 안목을 갖고 있었다"며 "이러한 시각은 첨단 컴퓨팅의 방향성을 만들 때도 우리를 글로벌 혁신의 선두주자 자리에 올려놨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언급한 '예리한 안목'은 앞서 SK하이닉스가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HBM에 주목해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던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앞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그룹으로 편입된 2012년부터 메모리 업황이 매우 안좋아서 대부분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예년 대비 10% 이상 줄이던 시기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SK그룹은 투자를 늘리는 결정을 했고, 여기에는 언제 시장이 열릴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있는 HBM에 대한 투자도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 결과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성과를 냈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있었다"며 "이후에는 고객, 협력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모든게 잘 이뤄져 지금의 HBM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곽 CEO는 "AI 반도체는 기존 범용 반도체의 기술 역량에 더해 고객 맞춤형 성격을 띄고 있어 반도체 개발과 시장 창출 과정에서 글로버 협력이 중요하다"며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각 고객사, 협력사와의 협업 관계 구축돼 있고, 그게 곧 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AI가 도약함에 따라 더 발전된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개별 기업의 진전은 연결의 힘을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엔디비아와의 AI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미국 실리콘밸리 출장길에 오른 최 회장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황 CEO와 만났다. 이번 회동을 통해 두 사람은 HBM을 비롯한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의 선두 주자로, 글로벌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칩에서그래픽처리장치(GPU) 구동에 필수적인 HBM을 공급하는 핵심 기업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현재 최고 사양인 HBM3E(5세대) 8단 제품을 지난달부터 업계 처음으로 양산을 시작해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다. 앞서 지난달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는 HBM3E 12단 실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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