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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찰 거듭하던 정비사업 수주전 급변 '예고'…이유는?


압구정·여의도 등 상징성 있는 지역서 치열한 수주전 예고
최근엔 강남 등 알짜 지역서도 외면…공사비 급등이 원인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건설경기 악화로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알짜 사업지로 꼽히는 강남권에서도 유찰이 나오는 등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던 예전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의 재건축 현장. [사진=뉴시스]
서울의 재건축 현장. [사진=뉴시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조합은 지난달 2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했지만 단 한 곳도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유찰됐다. 지난달 14일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10개 건설사가 참석해 기대감이 부풀었는데, 끝내 응찰 의사를 실제 표출한 건설사는 없었던 것.

1985년 준공된 이 단지는 620가구를 헐고 지하 3층∼지상 35층, 7개동 816가구로 짓는 계획이 수립돼 있다. 하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85가구에 불과해 건설사들이 3.3㎡당 920만원의 공사비에도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 건설사들은 인건비, 원자잿값 인상 등의 영향으로 공사비가 급등해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성의 낮은 단지의 경우 외면하는 분위기다.

한강 조망권을 갖춰 알짜 입지로 평가받는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 역시 지난달 시공사 찾기에 나섰지만 아무도 관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찰을 거듭한 단지들은 결국 수의계약으로 숨통을 텄다. 현행법상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은 경쟁 입찰이 원칙이지만 입찰에 참여한 시공사가 없거나 한 곳이면 자동 유찰된다. 두 번째 역시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시공사 선정을 하지 못 한 채 속앓이했던 송파구 가락삼익맨숀과 잠실 우성4차, 서초구 신반포12차 등은 두 차례 유찰을 거쳐 결국 각각 현대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등과 수의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 압구정·여의도·용산 '대어' 뜨는 하반기

영등포구 여의도와 용산구, 강남구 압구정 등지에서 대어급 사업이 가동되는 하반기에는 다시 수주전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진 한양아파트가 소재한 여의도에선 10여 개 단지 가운데 공작아파트, 한양아파트에 이어 대교아파트가 올해 하반기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고 49층, 4개 동, 모두 922가구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대교아파트의 경우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시공권을 두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 16만258㎡에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해 모두 2331가구가 조성되는 한남4구역 역시 대형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리는 사업지다.

최대어는 역시 압구정이다. 압구정아파트지구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 24개 한강변 아파트 단지다.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3946가구로 가장 많은 3구역을 포함한 2~5구역이 올해 하반기부터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압구정TF' 팀을 꾸리는 등 일찌감치 수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나머지 1군 건설사들 역시 압구정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을 따지는 기조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면 사업성을 담보하던 몇 년 전 상황과 많이 다르다"라면서 "그래도 여의도, 압구정 등 상징성이 있는 지역에 대한 건설사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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